박근혜·이명박씨 등 최근 잇따라 찾아

최근 천태종 총본산이 있는 단양 구인사를 잇따라 방문한 한나라당 대선후보 박근혜, 이명박 씨 모습.

중앙 정치인이 즐겨찾는 충북도내 불교 1번지가 속리산 법주사에서 단양 구인사로 바뀌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지역 불교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달 21일 당직자 10여명과 함께 천태종 총본산인 단양 구인사를 방문, 도용 종정과 환담하고 설법보전에서 음력 신년 불공을 올렸다. 이어 박 전 대표는 당직자들과 함께 주정산 총무원장에게 세배했다.

이 자리에서 주 총무원장은 '一心(일심)이 常淸淨(상청정)하면 處處(처처)에 蓮華開(연화개)니라, 항상 맑고 밝은 마음 이루소서'라는 덕담이 새겨진 봉투에 현금 3000원을 담아 박 전 대표에게 세뱃돈으로 건넸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월 대보름인 지난 4일 구인사를 방문, 천태종 종회의장 장도정 스님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장 의장스님은 "자리이타(自利利他ㆍ나를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한다)의 뜻을 펴달라"고 주문했고, 이 전 시장은 "서민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치를 한다"고 답변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저조한 것은 국가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고 있어 의무보육 등 제도적 보완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출산문제를 화제에 올렸다.

지역 불교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앙 거물급 정치인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90년대까지는 속리산 법주사를 주로 찾았다"며 "그러나 2천년대 들어 이같은 풍속도가 급변, 확실히 단양 구인사를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앙 정치인이 단양 구인사를 자주 찾는 것에 대해 ▶천태종이 중앙집권적 구조를 갖고 있는 점 ▶영남지역 신도 의식설 ▶송광호 전의원 입김설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법당이 존재하는 점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불교인은 전자에 대해 "천태종은 중앙집권적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국 200만 신도가 매년 한두번은 총본산이 있는 구인사를 찾는다"며 "정치인들이 이를 의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지역 신도설에 대해서는 "천태종 본산은 충북에 위치하고 있으나 신도의 60~70%가 영남에 주소지를 두고 있고, 특히 부산·경남지역 신도가 많다"며 "정치인들이 이를 주목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송광호 전의원과 관련해서는 "재기를 노리는 송 전의원이 중앙유력 정치인을 의식적으로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단양 구인사로 안내했을 가능성도 높다"며 "이 경우 송 전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능력을 은연중 과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1만명 대법당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또 다른 관계자는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인사 대법당에는 다른 종교시설과 달리 평일에도 불공 인파로 크게 북적인다"며 "정치인들이 붐비는 인파에 자신이 둘러싸이고, 이같은 세과시 장면이 공중파 방송에 나오는 것을 크게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구인사는 상월대조사 탄신일 등 전국 규모의 행사도 연례적으로 개최, 도내 종교단체중 '종교 마케팅'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