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만 해도 특수부대 훈련장소

괴산 악휘봉

글 : 대한민국선도문화원 박철순 기암과 노송이 부채처럼 어울린 암릉산행.3월 10일 오전 9시 20분 은티마을 앞 넓은 주차장에서 나는 산행을 준비하며 웅장한 자태의 희양산과 마분봉을 바라보다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오늘 산행이 쉽지 않음을 직감했다.해빙기 산행의 위험함과, 일기예보 또한 강풍과 비와 눈을 예보하였으니 산행이 익숙지 않은 일행들을 감안할 때 마분봉, 악휘봉, 시루봉 전 코스를 운행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말똥바위와 마법의성 산행은 포기하고 은티재에서 악휘봉을 지나 시루봉에서 쌍곡폭포가 있는 절말로 하산 산행시간을 5시간으로 줄이기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칼바람속 인사하는 버들강아지한가로운 은티마을 한가운데를 지나 사과나무 과수원을 양 옆으로 끼고 난 농로를 천천히 걸으니 곧 입석골에 닿았다. 계곡의 차고 희디흰 맑은 물과 새 생명이 움트는 버들강아지는 우리 일행들의 기분을 상큼하게 해 주었다. 20분 정도 지나 마분봉과 악휘봉 갈림길 삼거리에서 악휘봉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일행들은 이른 봄철의 평탄한 오솔길을 여유 있게 즐기며 대자연에 동화되었다. 이정표에서 30분쯤 오르니, 지금까지 평탄했던 오솔길은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급경사 길로 변한다. 땀이 흐르고 숨을 헐떡이기 시작할 즈음 은티재에 도착, 양쪽 등산로가 눈과 얼음으로 덮힌 것을 보고 긴장하기 시작한다.
해빙기 산행의 필수장비인 아이젠을 지참하지 않은 자신의 준비성은 탓하지 않고, 꽃샘추위만 탓한다. 오전 10시 20분 간식을 먹고 겉옷을 채비하고 왼쪽의 악휘봉 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얼어붙은 산길은 생각보다 상황이 더욱 나빠 급경사 길을 오르려니 안간힘을 써야 했고, 발디딤 아래쪽의 절벽에서는 칼바람이 쌩쌩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손잡이와 발 딛기가 좋은 곳을 찾아 20여분 오르니 무수한 표식기가 바람에 펄럭이며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준다. 왼쪽 길은 백두대간의 장성봉과 희양산을 이어주고 오른쪽은 악휘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희양산과 장성봉을 바라보며 한 몸 되어 고난을 극복했던 산오름종주대와 금요회 회원들의 정들었던 모습들이 떠오르며 사라져 간다.

# 산행의 백미, 분재처럼 자란 노송

이제 능선 길은 따뜻한 햇볕에 얼음과 눈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드디어 선바위, 악휘봉의 상징이다. 정각 11시 정상에 올랐다. 조금 전 눈과 얼음길을 오르던 때의 근심은 사라지고 일행들은 활기에 넘쳐 기념사진 촬영과 주위 조망을 바라보며 연신 탄성을 자아낸다.

악휘봉 코스에서 만난 기암입석이다. 산아래 보이는 흰눈이 겨울과 봄의 혼재를 말해주고 있다. 서쪽의 하늘의 먹구름이 어느 사이 어둡게 몰려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산행준비를 하며 일행들에게 다시 한 번 긴장할 것을 주문하고 악휘봉 산행의 백미인 노송이 분재처럼 어울린 암릉산행을 계속한다. 급경사를 내려서니 눈앞으로 바짝 다가온 거대한 한 덩이의 암봉이 거대하게 버티고 있다. 두 가닥의 생명줄인 로프가 30m쯤 되어 보인다. 10여년 전만해도 특전부대 장병들이 특수훈련을 받던 이곳은 공연스레 일행들의 마음을 주눅 들게 한다. 두 번째 로프를 오르니 숨겨있던 세 번째 로프가 길도 없는 것 같은 암봉 꼭대기로 걸려있다.입석재로 내려서는 급경사 암릉길은 등골이 오싹할 만큼 기묘하게 이어진다. 시루봉으로 오르는 급경사를 어느 정도 올라 쉼바위에서 지나온 길을 바라보며 탄성을 지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노송과 어우러진 흰색과 거무튀튀한 암봉들의 기묘한 어우러짐과 웅장한 대자연의 절경은 일행들의 마음을 감탄시킨다.# 낙엽 그리고 눈·얼음이 섞인 길점심식사가 끝날 즈음 먹구름장 하늘은 한방울씩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다. 어지럽게 널려진 짐을 깨끗이 정리하고 오후 1시 시루봉에서 칠보산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길은 낙엽과 눈과 얼음이 뒤섞여 미끄러웠지만 하산이란 안도감이 일행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서서히 여유롭게 대지를 적시던 빗줄기는 진눈깨비로 변하고 강풍에 시야를 좁힌다. 칠보산 갈림길, 이제는 쌍곡폭포의 절경이 있는 절말로 하산, 오늘의 산행을 마칠 것이다.그러나 날씨는 더욱더 나빠져 진눈깨비는 강풍을 동반한 함박눈으로 변하여 온 세상을 어지럽게 흩날리며 도무지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든다.오후 2시 30분 여덟 명의 일행들이 안전하게 절말 주차장에 도착하자, 여유 없이 마음 졸인 산행이 안전하게 끝나 차에 오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스르르 눈을 감는다. 참으로 가슴 뿌듯하고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후원 : 유럽전통 아웃도어 로우알파인청주점(043-216-8586)◇ 산행 코스·시간
■입석마을-삼거리-백두대간 삼거리-정상-암벽구간-입석마을(3시간30분소요)

■ 은티마을-은티재-악휘봉-시루봉-살구나무골-쌍곡폭포-절말(4시간30분소요)

◇ 교통

은티마을을 가려면 연풍에서 하루 3회(08:20, 13:50, 18:20 요금은 900원) 운행하는 아성교통(043-834-3351)을 이용한다. 연풍면에 들어서면 충주 방면 3번 국도와 이화령 옛 고갯길, 새로 뚫린 이화령 터널길이 갈리는데 여기서 파출소 앞으로 난 도로를 따라 약 1km 정도 진행하면 연풍면소재지가 나온다. 송림당한약방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약 500m 진행하면 양수장 박스가 나오고 길이 두 갈래로 갈린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약 1km 정도 더 진행하면 은티마을에 도착한다. 마을 입구엔 대형주차장이 있다.

괴산시내버스터미널(아성교통043-834-3352)에서 쌍곡리(절말)행 시내버스는 하루 4회(06:30, 08:30, 13:45, 18:40)운행한다. 괴산개인택시(832-2705).

◇ 잘 데

■ 은티마을 입구 남근석 제단 앞에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구판장이 있다. 이곳에서 칡막걸리와 동동주, 녹두파전 등을 먹을 수 있다. 또 산골집 민박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숙식이 가능하다(011-490-5708). 산골집(833-5708), 은티집(010-3012-5648). 주차장에 있는 임산물직판장인 은티휴게소(833-2233).

◇ 먹을 데

괴산읍내에는 괴산매운탕(832-2838), 우리매운탕(834-0005), 미락추어탕(834-2009), 청마루(올갱이해장국 834-7788), 전원식당(백반 832-2012), 중앙닭집(삼계탕 833-0414), 고궁식당(꿩샤브샤브 832-0100), 청풍면옥(물냉면, 항아리칼국수 834-1245), 괴강만남의광장(834-9954). 샵모텔(832-16110, 궁전모텔(834-3600), 동진파크(832-8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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