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과학공원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감사를 드리며 지난번 요청한 자료와 관련해 저희 과학공원의 형편상, 기사화되어 언론에 노출되는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하에 다음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엑스포과학공원에 대한 본지 취재자료 요청에 대한 홍보실측의 이메일 답신 내용이다

과학공원 형편이 어떠한 지는 대전엑스포가 개최된 이래 15년을 지켜봐서 대강 짐작되나 과학공원이 기사화 돼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얘기는 퍽 생뚱맞다.

그렇다면 달포 간격으로 시청 기자실을 찾아와 별것 아닌 행사를 브리핑하고 점심을 내고 준비자료를 '노출시켜' 주는 것만이 적절한 홍보라는 것인지 한심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의 홍보라는 게 무엇인가? 그저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린다'는 홍보는 이제 낡은 방식이며 더 나아가 효율적인 경영을 저해한 끝에 퇴출된 기업들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공기업의 공익성을 감안할 때 시민의 이익과 복지를 포함한 사회적 마켓팅을 기대하고 그런 관점에서 과학공원의 홍보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한 때 900억 원에 달했던 엑스포 기금을 거덜내 비난 받는 이유는 어설픈 공원측의 기획력 부재도 있으나 과학공원을 애물단지로 바라보는 시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다.

현 경영진은 공원 활성화 방안으로 중앙과학관 주차장을 연결하는 자기부상열차, 외국인 대학생 기숙사, 유스호스텔, 교통안전체험 교육센터 등 6개 사업이 완료되면 수백억원 적자에서 연 50억여 원 흑자를 낼 것이라고 뻔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과천에 첨단 국립중앙과학관이 건립되고 서해안,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영·호남권 지역 초.중.고생들이 서울, 수도권, 강원도나 외국으로 나가면서 콘텐츠 없는 대전을 찾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런데도 어렵다는 이유로 문제점을 감추다 보면 경영의 개선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중병이 걸렸는 데도 가벼운 감기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진정 엑스포과학공원이 회생을 바란다면 경영을 의뢰한 시민들에게 실상을 소상하게 알리고 해법을 찾는 게 경영의 출발이다. k2@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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