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 전국 최저 수준 '채산성 악화'

본격적인 건설 성수기를 앞두고 도내 레미콘 업체들이 시멘트 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레미콘 원가의 45%를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 상승에 따라 당연히 레미콘 가격도 올려야하나 건설업체의 반발과 고질적인 레미콘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업계 내부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자칫 가격 인상이 담합행위로 간주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지당할까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도내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최근 2월부터 3월초까지 청주·청원, 중부, 제천, 단양, 남부 등 도내 전지역에서 일제히 시멘트 가격이 17% 가량 올랐다.

청주·청원지역에서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는 지난달 톤당 4만7천원에서 5만5천원으로 인상했다. 단양지역은 한일시멘트가 지난달 톤당 4만8천원에서 5만6천원으로, 성신양회가 5만원에서 5만8천원으로 각각 올렸다. 이밖에 라파즈한라, 쌍용양회, 아세아 등 나머지 시멘트 업체들도 모두 도내 전 지역에서 시멘트 가격을 인상했다.

시멘트 가격 상승과는 반대로 레미콘 가격은 제자리거나 가격인하 경향마저 나타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도내 레미콘 업체들은 시장을 서로 빼앗으려고 출혈경쟁을 벌인 탓에 최근 3-4년 새 판매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청주·청원지역에서 현재 25-21-12 규격을 기준으로 레미콘관수 공급단가는 ㎥당 4만6천820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관수가격이 민수거래가격보다 5-10% 낮게 책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민수의 공급단가는 채 5만원이 넘지않는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 공개를 꺼리는 몇몇 업체를 상대로 민수가격을 알아본 결과 4만7천-4만8천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다른 지역의 5만5천원선보다 터무니없이 낮아 전국에서도 판매가격이 가장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의 시멘트 가격 17% 상승을 고려한다면 적정 레미콘 공급가격은 민수 5만5천원, 관수 5만원 선이라는 계산이다.

게다가 레미콘업계는 단체수의계약 폐지로 인해 가뜩이나 물량확보에 어려운 상황에서 시멘트가격 인상으로 레미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나 업체간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청원지역 한 업체는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인상의 필요성은 충분하나 서로 경쟁업체를 견제하느라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레미콘 업체가 과다난립하다보니 출혈경쟁으로 제살 깎아먹는 식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충북도내 50여개 레미콘 업체중 2곳이 부도로 문을 닫고, 2곳은 매각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영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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