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뻗뻗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약 30분 힘겹게 오르니 집채만한 바위 3개가 양쪽으로 급경사 골을 이루며 곧추 서 있고, 너럭바위 위로는 시야가 확 트인 전망대를 만들어 주고 있다. 갈론마을이 성냥갑처럼 내려다 보이고 옥녀봉과 아가봉이 조망된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숲 급경사를 40여분 오르면 1기의 무덤이 나온다. 이 무덤 앞으로 올려다 보이는 비학산 풍경은 소나무와 바위절벽으로 이루어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무덤을 지나니 거대한 절벽 슬랩지대가 버티고 있어 힘들고 숨가쁜 호흡을 잠시동안 가다듬어 준다.
약 50~60m는 됨직한 절벽 슬랩지대를 조심해서 오르면 왼쪽으로 소나무와 잡목이 둘러쌓인 정상이 고개를 내민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흐린 날씨로 희미하게 능선만 보일 뿐 군자산과 남군자산의 위용은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북쪽 가까이 군자산으로 이어지는 비학산의 바위 절벽 봉우리들로 이어진 능선풍광은 장엄하게 느껴진다.
하산은 서릉으로 한다. 곧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칠성평야를 한 눈에 바라보면 원효굴을 지나 외사리 군자사로 내려서는 길 좋은 하산길은 입산통제 구역이다. 아쉽지만 왼쪽으로 방향 잡아 약 10여분 급경사를 내려서니 남서쪽 아래로 조망되는 괴산호의 풍광이 일품이다. 또한 멀리로는 희미하게나마 백악산과 속리산의 연봉들이 느껴진다.
약 40분 낙엽이 잔뜩 쌓인 능선길을 내려서니 폐도에 도착한다. 갈론마을 사람들이 칠성장을 보러 다니던 지름길이다. 이 고개마루에서 왼쪽으로 400여m 가면 마을입구 외딴집인 최씨 농가에서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