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팔 꽃

지난 한 주 동안 미국에서는 '마담 팰프리 리스트' 사건이, 그리고 한국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폭력사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 사건 모두 사회지도층 인사와 관련된 사건이어서 인지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팰리프는 사회지도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매춘 조직을 이끈 인물이다. 그녀는 재판 중에 변호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고객 리스트를 ABC방송사에 팔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그 팰리프 리스트에는 백악관, 국방부 고위 관리와, 교수, 과학자, 군 장교 등의 전문직 종사자 1만5천명이 있다고 한다. 이번 스캔들로 사임한 고위 인사로 국무부 차관급인 랜들 토비어스는 에이즈 퇴치 정책조정관을 겸임하면서 평소 에이즈 예방을 위하여 국제 매춘조직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였기에 우리가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 그는 자신이 성적 서비스가 아닌 부적절한 마사지를 받았을 뿐이라고 무죄를 주장하지만 그의 부도덕적 행위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김회장 사건의 경우, 아들이 폭행을 당하자 가해자를 응징하겠다며 폭력을 직접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폭력을 행사한 이유는 아들에 대한 부정(父情)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로서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에 직접 폭력을 행사하진 않는다.

더구나 김회장 경우와 같이 자신이 가진 사회적 힘을 동원하여 집단적인 폭력을 휘두르진 않는다.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재벌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않았다. 또한 경찰도 첩보를 통해 사건을 인지하였음에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직무유기 행동을 보여 일반국민에게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렸다.

우리 사회는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법 앞에 특권층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사회의 지도층에 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반인보다 더 높은 윤리적 행동이 요구된다. 팰리프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이나 김 회장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부인하는 성매매나 폭력 행동을 한 그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더욱 비난받는 것은 그들이 공인, 엘리트층, 지배층으로 불리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교육시키는데 있어서 부모가 '나는 바담 풍 하여도 너희는 바람 풍하라'는 식으로는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부모의 가르침으로는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지 못한다.

리더의 행동이 바르지 않다면 일반인들은 그들을 신뢰하며 따를 수 없다.

그럼으로 사회의 진정한 안정과 통합을 이루지 못한다. 건강하고 성숙하며 공평한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도덕적 책무가 더 강하게 요구된다.

/ 성매매피해상담소 늘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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