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유치 빛과 그늘

(下) 전문가 의견

진경수/충북과학대학 교수
현재 충북도가 투자협약을 체결한 업체는 18개, 투자금액은 10조3천215억원에 이르는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100% 모두 지역경제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체 중에서 중견기업인 H(주)는 이전부지의 지가 상승으로 이전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또한 3∼4개의 중소기업들도 산업용지 제공시기의 지연, 분양가 상승 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태는 사전에 산업단지를 마련하지 않고 기업유치에 뛰어 들었고, 단체장들과 더불어 정치인들이 자기성과 과시의 일환으로 기업유치 실적을 이용하기 위해 발표 시기를 조절하기 못한 조급성 때문이다.

# 기업유치 전쟁의 진정한 승리자

또한 기업유치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 입장에서는 기업을 빼앗기는 꼴이 된다. 충북 또한 이와 반대의 입장에 처해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기업유치의 성과 올리기에만 신경 쓰다보면 자칫 터 잡고 있던 기업이 떠나갈 수도 있다.

기업유치의 양적 성과와 더불어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질 확률이 낮고, 기업유출이 발생하였다면 결국 패자의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기업유치 전쟁의 진정한 승리자는 내 고지도 잘 지키고, 빼앗은 고지는 튼튼하게 만들에 다시 빼앗기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다.

# 균등의 원칙은 적용 되어야

기업유치를 위해 이전기업에 주어지는 엄청난 액수의 인센티브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지 경제적으로 엄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자금은 기존업체와 도민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게 된다. 이것은 기존 업체에게는 상대적인 불이익으로 적용될 수 있다.

기업이 느끼는 상대적인 빈곤은 곧 지자체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된다. 그러다 보면 타 지역에서 제시하는 조건들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하나의 기업이 떠나가게 되면 기업이전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여 오히려 지역경제의 침체를 불러올 우려도 없지 않다.

또한, 대기업 위주의 기업유치 전략도 좋지만, 충북 지역의 특화산업을 고려하여 중소기업을 비롯하여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선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004년에 중소기업청 조사에 의하면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은 연평균 27만명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는 연평균 15만명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이것은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기업들에 대한 육성조례 제정 등을 마련하여 기존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균등의 원칙에 입각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또, 지역특화산업과 관련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유치에도 균등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 기업유치만이 전부는 아니다

경제특별도 충북의 단기적 성과를 위한 기업유치와 더불어 지역특화산업과 관련된 첨단업종의 창업을 유도하고 육성하여 일자리 창출을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청 2004년 통계에 의하면 창업을 통해서 연간 20만명∼2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또 기업유치는 곧 제조공장 유치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금융·통신, 공학기술, 의료시술, 문화관광, 지역축제 등의 서비스산업과 관련된 업종 유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 경제에서 서비스산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선진국일수록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큰 특징이 있다.

따라서 충북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방안으로 창업유도와 서비스산업 창출 전략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 유망 중기 전문인력 확보 시급

(주)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내년까지 신규 채용 예정인 1천790명의 인력 구성 중에서 실제로 맞춤형 인력양성이 필요한 인원은 3백40명 정도이다. 즉, 반도체 관련 엔지니어와 석·박사급 연구원에 대해서 얼마나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느냐가 제일 관건인 것이다.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고급기술인력 확보가 기업경영의 가장 큰 애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문에 대한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해 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반도체산업 인적자원개발협의체'가 필요한 실정이다.

장비유지보수 분야의 메인티나 생산 오퍼레이터 인력은 맞춤형 인력양성이 필요하기는 하나 엄밀하게 OJT(On the Job Training)를 통해 기업이 부담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고도의 전문기술을 필요하지 않는 직무분야에 2∼3년씩 맞춤형 교육비용 부담을 중소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 전문인력 양성에 투자하는 것이 충북산업의 고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 중소기업들이 R&D 투자를 결정할 때 전문인력 및 생산인력 확보 문제를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말로 맞춤형 인력양성이 필요한 부분은 성장유망한 중소기업의 전문 및 생산인력이다.

따라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융합기술 분야의 중소기업에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서는 충북의 인력 수요분석을 기초로 인력수급의 양적·질적 불일치 해소를 위한 인적자원개발 전략의 수립 및 추진이 시급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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