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일 앞두고 본제작 흐름

충북도내 사찰 주변에 각양각색의 연등이 내달리면서 올 석가탄신일(5월 24일)이 멀지 않았음을 알게 하고 있다. 석탄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연등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때의 '연' 자를 한자 '연꽃 蓮'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지혜를 밝혀 어둠을 물리친다'는 의미로 '불탄 燃' 자를 쓰고 있다.불기 2551년을 맞아 연등제작 흐름을 살펴본다. 연등에도 세태의 변화가 짙게 묻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편집자

이 땅의 70년대는 궁핍한 시기였다. 따라서 연등도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그 자체를 추구했다. 당시는 철사로 각을 뜬 팔모등에 흰색 한지를 오려붙여 만들었다.

80년대는 가난의 굴레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시기였다. 연등도 조금씩 화려해지기 시작했다. 연등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팔모등 칸에 인쇄된 연잎이나 당초문 등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후 연등은 더욱 화려한 쪽으로 변화, 빨강, 노랑, 연분홍 연등 외에 수박연등 등 형태적인 변화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10년 전부터는 종이연등을 대신해 이른바 '비닐연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닐연등은 비가 와도 젖지 않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비닐등은 거리에 연등은 오랜 시간 걸어 놓을 때 매우 유효하게 이용됐다.

4~5년 전부터는 이른바 '공단연등'이 등장했다. 공단(貢緞)은 비단 느낌을 지니면서 윤이 나는 옷감재료를 말한다. 공단연등은 촉감이 부드럽고 촛불빛을 은은하게 발광, 현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등의 변화는 장엄등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장엄등은 제등행렬을 할 때 함께 등장하는 코끼리 모양의 조형물을 말한다.

장엄등에 만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제작이 쉬운 동물상이 주로 등장했다. 이들 장엄등은 물자절약 의미에서 이듬해 다시 사용되곤 했다.

그러나 장엄등에도 기술력이 결합되면서 근래들어서는 동자상, 사천왕상, 비천상, 범종상, 목어상 등 다양한 종류가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장엄등은 촛불이 아닌 충전식 전구를 사용, 과학과 결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연등과 더불어 연등값도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주지역 주요 사찰의 경우 10년 전에는 연등 한 개에 1만원 정도 했으나 지금은 2만원이 최저가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신세대들은 절을 많이 찾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연등값은 올랐으나 전체 보시금은 되레 줄었다고 지역 불교 관계자들은 말하고 이다.

청주지역 모 대형 사찰의 경우 10년 전에는 5천등 이상이 걸렸으나 지금은 3천등 정도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연등유래

석가 열반 후가 아닌 생전의 일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당시 인도에 난타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러나 이 여인은 무척 가난해 며칠의 구걸끝에 조잡스런 등을 만들어 석가 법문에 참여했다.

이때 강한 바람이 불어 모든 사람의 등은 꺼졌으나, 난타의 등은 꺼지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이 난타의 등을 끄려 했으나 오히려 더욱 밝은 빛을 발했다.

이때 석가가 말했다.

"그만 두어라. 그 등불은 가난한 여인이 간절한 정성으로 켠 것이어서 너희 힘으로 그 불을 끌 수 없을 것이다. 저 여인은 지금은 비록 가난한 모습이지만 깨달음을 얻어 성불할 것이다".

불가에서는 이 일화를 빈자일등(빈자일등)이라고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