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좋은 시스템 구축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정상수, 김복수 큐레이터.

오늘의 문화인물(33) 김복수·정상수 큐레이터

개관 전부터 시끌했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가 두명의 학예연구사들로 인해 방향키를 잡아가고 있다. 오는 7월부터 단기입주작가 장준석씨를 시작으로 보고전 형태의 릴레이 기획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초 오픈스튜디오와 작가 트레이닝을 위한 워크숍 등 다양한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동갑내기 학예연구사 김복수·정상수씨(34)를 만났다.

#스튜디오를 경험한다는 것

'스튜디오를 경험한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이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지향에 대해 학예연구사 김복수씨는 작가 개인의 업그레이드와 다른 작가들과의 네트워크, 오픈된 작품 평가 기회 등 프로그램 자체를 경험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업적인 작가를 키워내는 가나안 스튜디오와 같은 곳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작가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스튜디오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문화적 네트워크 성격을 가져 갈 것입니다"

복수씨에 따르면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작가들은 물론 평론가와 문학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열린 소통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작가들과 관객의 소통을 위한 오픈스튜디오로서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려는 이유도 스튜디오 경험을 통해 보다 나은 작가로 성장하길 바라는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스튜디오에서는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내어주는 것 이외에도 실랄한 비판과 이론공부 등 워크숍을 통한 자기 성장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작가에 대한 뚜렷한 검증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평론가들의 비평은 곧 검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스튜디오 경험작가들에 대한 미술계 인식은 대체로 후한 편이다.

"네덜란드의 라익스아카데미와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는 그곳을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실력있는 작가로서 인정을 받게 됩니다. 네덜란드 미술문화는 라익스를 거치지 않으면 얘기할 수 없어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를 경험하는 것이 작가에게 중요한 이력이 되길 바랍니다."

#스튜디오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지난 3월 개관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는 모두 13명의 장기 작가와 1명의 단기 작가가 입주해 있다. 창동과 고양 스튜디오의 경우 체류형태의 3개월 단기 작가들이 많지만 청주는 1년 기준 2명의 단기 작가를 선정해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대구 출신의 작가 장준석씨가 청주의 전시문화체험을 위해 스튜디오를 노크했다.

정상수씨는 "단기는 청주에 오래 머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입주기간이 끝나더라도 오픈스튜디오와 워크숍에는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청주작가에게도 단기입주 기회는 주어진다. 단순히 공간을 사용하는 의미가 아닌 프로그램으로서의 워크숍, 오픈스튜디오만 참가할 수 있는 형태의 참여폭을 늘려갈 계획이다.

올해 입주한 작가들의 기간 만료는 내년 4월. 12월에는 그동안의 작업을 취합해 작품도록과 영상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작가의 작품설명과 일상생활 등 작가 개개인과 스튜디오의 1년을 기록하겠다는 포부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입주할 작가가 없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상수씨는 "프로그램과 시스템만 좋다면 다른 지역 작가들도 많이 올 것으로 본다. 지역작가의 세계적 성장을 지향하는 지금 꼭 지역작가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정당한 심사를 통해 좋은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 해에 15명 이상의 작가들이 거쳐가게 될 청주스튜디오는 10년이면 150명의 예술가들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되게 된다. 상수씨와 복수씨는 이들을 청주의 재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청주미술의 르네상스를 꿈꾼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도대체 뭘 하는 곳이냐?'는 질문을 마주할때마다 이들은 난감했다고 한다. 정확한 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시간'을 지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작가 매니지먼트와 청주미술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발전소로서의 스튜디오. 작가배출과 이를 위한 교육, 워크숍이 큰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K옥션과 서울옥션 등 콜렉터들과 연계한 강의와 유명 미술관 큐레이터를 데려와 프로모션 시켜주는 일 등 찾아보면 일감은 무궁무진하다.

올해 목표는 프로그램 구상과 작가 프로모션, 교육프로그램 운영, 작가 및 평론가 섭외 등의 일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튜디오의 가장 큰 연중행사인 오픈스튜디오는 내년초로 미뤄 작가들의 방을 개방하기로 했으며 7월 릴레이 개인전에 이어 8월께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당부는 창작스튜디오를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는 것. 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스튜디오도 5년이 지나 체계가 잡힌 것을 보면 취지와 현실의 괴리를 좁혀가는데 따른 시간을 염두에 둬달라는 것이다.

정상수씨는 충북대 사범대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 동양화 재료과 석사과정을 밟았고 모두 3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또 김복수씨는 청주대 예술대학 회화학과와 동대학원 졸업했고 중앙미술대전 우수상과 동아미술제 입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모두 7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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