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체 업황 개선 부진한데 대출은 오히려 늘어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는 가운데 경제관련기관들이 중소기업대출 급증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서 주목되고있다.

이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업황 개선 속도에 비해 대출이 너무빨리 늘어나면서 부동산 거품과 같은 또다른 거품을 유발할수있기때문이다.

대출 확대에 앞장서온 시중은행은 물론 정부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증가에 대해 생산현장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순기능 측면이 강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통화당국은 유동성 총량이 급증하는 것이 큰 문제라는 입장이다.

28일 한국은행과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가계대출증가액은 3조8천억원에 불과했고 특히 작년 전체 대출증가세를 주도했던 주택담보대출은 1조2천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무려 22조2천억원에 달했다.

특히 5월 들어서도 5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15일까지 중소기업 대출이 2조3천억원 가량 증가하는 등 대출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금리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고 은행들이 담보로 잡은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연체율 상승과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소 제조업체들의 업황 개선정도에 비해 대출이 너무 많이 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지난해 1분기 1.7%이던 중소기업 대출연체율이 지난해말 1.1%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1분기 1.3%로 높아졌음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소기업 대출 급증이 제조업보다는 부동산업과 건설업 등에 몰리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부동산 가격하락 위험에 더욱 취약해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증가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3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모 금통위원은 "지난해 중소기업의 금융비용부담률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하고 이자보상비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으로 순금융비용을 충당하지 못한 한계중소기업의 차입금비중도 상승하는 등 최근 중소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이 각종 규제로 막히자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시중은행들이 다소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업체에도 자금공급을 늘리면서 향후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청주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담당자는 "올해들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려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연체율 등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최근들어 경제 관련 기관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경고성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있어 대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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