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자- 기독교 비하하는 내용 많다

비기독인-절대신과 인간 관계 다뤘다

평론가- 개숫물 반짝이는 건 태양때문

영화 '밀양'이 전도연의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계기로 관람객을 폭발적으로 끌어 모으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 "기독교 영화다", "아니다"의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주로 '밀양'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벌지고 있는 이 같은 논쟁은 크게 두 갈래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대체로 '밀양'이 기독교 비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성자 이름을 'hyun'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기독교인 저로써는 영화보는 내내 쫓기는 심정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 하는 것인지 극의 어떠한 반전을 주려고 초,중반의 도입에 신애 마음의 평안을 기독교에 저리도 큰 촛점을 맞추는지...내내 불안하며 도대체 왜라는 생각에 몹시도 불쾌해 영화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왜였나요...왜 이 밀양이라는 영화에 기독교를 소재로 사용했나요"라고 물었다.

'겸손'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영화 속에 교묘하게 숨겨진 감독의 기독교에 관한 반감과 하나님에 대한 도발을 읽을 수 있었다. 만드는 사람 마음이니까 무어라 할 수 없지만 뭔가 보고 난 느낌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래도 하나님은 이 감독을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반면 비기독교인들은 기독교가 배경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기독교 이전에 절대신과 인간관계를 다룬 영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성자 이름을 '고통이'로 밝힌 네티즌은 "어제 영화를 봤는데요, 이것은 인간의 내면의 고통을 드러내는 영화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것은 모든 인간에게는 스스로 해결할수 없는 고통과 아픔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의미아닐까요"라고 적었다.

'Paul'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기독교에 대한 오해가 있을 듯해서 제 생각을 말합니다. 아들을 죽인 범인이 신으로부터 용서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기독교의 용서와는 다른 것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신 뿐만 아니라 인간 사이에서도 책임적인 존재로 살아갈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회개도 신과 인간 모두에게 하는 것이지요"라고 썼다.

밀양을 계기로 기독교, 비기독교 자체를 떠나 종교 자체를 성찰케 하는 경험적인 글도 올라왔다.

다음은 '몇번을 봐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 영화'라고 제목을 달은 한 네티즌 글이다.

"그 날 새벽. 세상 모르고 잠들어있던 나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실거 같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고향으로 내려갔다. 버스가....왜이렇게 느릴까요.(중략) 3일장을 지내고 아버지를 태우던 날, 아빠의 옷냄새가 너무 진하게 서려있어서 제 손으로 불 속으로 그 옷을 던질 수없었다. 그래서 옷을 태우지 못하고 울기만 했다. 스님이 '아버지 좋은 곳에 가려면 태워야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 그 때 스님을 향해 분노했다. 좋은 곳에 보내지 말고...그렇게 불교가 좋은 종교면 우리 아빠, 왜 그런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냐고, 당신네들 종교는 사람 죽이는 종교냐고 스님을 향해 미친듯이 저주를 퍼붓는 눈빛을 보냈다"

"그 날 이후 어머니는 더이상 절에 가지않았다. 구원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씀하셨다. 이겨내야 하는 것도, 이겨내게 하는 것도 오로지 자신이라고..말씀하셨다.(중략) '친구들이 밀양 보러 가잔다'고 이른 아침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보지 말라고 했다. 절대 보지 말라고..."

'밀양'은 새파란 창공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해, 마당에 고인 지저분한 개숫물을 포착하며 끝이 난다. 이 대목은 언뜻보면 추상적이며 신앙적인 하늘에서 시작하여 구체적이면 신이 없는 현실로 돌아온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개숫물이 반짝이는 것은 바로 태양 때문이다. 영화 평론가들은 마지막 대목을 자주 지적하고 있다. / 조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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