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권 첫 제4세대 사이버 나이프 도입

중부권 암치료 전문기관 날갯짓 대전 건양대병원을 가다

수술 칼 대신 방사선으로 암이나 혈관질환, 삼차신경통 등 신경계 질환을 수술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방사선 수술기구의 최첨단이라고 부르는 제 4세대 사이버나이프(CyberKnife)가 그것으로, 동북아시아 권에서는 처음으로 대전의 건양대학교병원(원장 김종우)에 도입돼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라이낙, 감마나이프, 토모테라피, 1~3세대 사이버나이프 등 그동안 최첨단으로 각광 받아온 의료장비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의 약점은 치료를 할 때 환자가 호흡을 함으로써 폐와 가슴이 움직이는 등 인체 내의 장기들이 환자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치료용 광선을 쪼일 표적을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호흡에 의한 움직임이나 심장박동, 위장관 등의 움직임으로 자칫하면 방사선이 정상조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장치를 사용하거나 종양의 위치표식을 몸 안에 넣은 상태에서 약한 광선을 여러 차례 나누어 치료를 해야 했다.때문에 감마나이프 같은 장비는 움직임이 비교적 적은 뇌 부위의 치료에 국한되어 왔었다.건양대병원이 도입한 제 4세대 사이버나이프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일시에 극복한 최첨단의 장비다.이 장비는 방사선을 쪼이는 선형가속기를 작고 가볍게 해 로봇 팔에 장착하고, 영상유도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환자의 움직임과 환부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방사선만으로 수술과 같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이 장비에 장착된 위치추적시스템(Tracking System)은 표적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추적해 높은 단위의 방사선을 환부에 쪼일 수 있게 해준다.위치추적시스템의 최대 오차는 0.6㎜밖에 되지 않아 정상조직이 영향을 받을 우려가 거의 없으며, 다른 장비의 두 배 이상인 단위시간당 600MU/min까지 방사선을 쪼일 수 있다.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1~3세대 사이버나이프들은 단위시간당 최대 300MU/min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 번 치료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도 기존 장비들의 절반 이내에 마칠 수 있고 불규칙한 형태의 암 덩어리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

통증도 없고 출혈도 없이 마취도 안하고 수술과 같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수술흉터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폐나 간, 방광, 전립선 등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임이 있는 몸통 부위의 암도 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수술로는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두개저의 암, 췌장암 등 심부의 암도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뇌의 동정맥기형, 삼차신경통 등 수술이 필요한 신경계통의 질환, 재발된 암, 수술이 불가능한 다발성 종양,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효과가 없는 종양 등도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환자는 마취도 하지 않고 특별한 고정 장치나 종양의 위치를 알게 해줄 표식을 몸에 삽입하는 일도 없이 위치추적시스템에 필요한 간단한 조끼만 입고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

건양대병원은 지난 4월부터 사이버나이프의 가동을 시작한 이래 대동맥 림프절전이암, 간암, 폐암, 자궁경부암, 뇌종양 등 15명의 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그 효과는 기대이상이라고 밝혔다.

모든 예에서 암으로 인한 통증이 사라지고 여러 예에서 암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아예 소실된 경우도 경험하고 있다.

5년 전 대장암 진단을 받고 서울의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방사선치료 등을 계속했으나 폐와 척추림프절로 암이 전이되어 희망을 잃고 고통 속에 지내던 동 모(45·여)씨는 전이된 암으로 인한 고통을 당해왔다고 한다.

그가 건양대병원에서 사이버나이프로 첫 시술을 받은 것은 지난 4월 9일.

그토록 괴롭히던 통증이 1차 시술에서 극적으로 사라지고 편히 누워서 잠을 잘 수 있게 됐으며 4차에 걸친 치료결과 8㎝ 정도의 크기였던 암은 손톱만한 크기로 줄어든 상태다.

또 지난 2003년 간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김 모(57)씨는 재발한 암을 건양대병원에서 사이버나이프로 시술을 받은 결과 2.5㎝의 크기였던 간암이 사라졌으며, 확실한 결과를 확인키 위해 6월말 CT촬영을 앞두고 있다.

사이버나이프 수술을 담당하고 있는 정원규 교수는 “장비도입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환자 대부분이 말기 암이거나 다른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전이 암이나 다발성 종양 환자들이기 때문에 우선은 암성통증을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전이가 없는 원발성 암환자들의 경우 극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양대병원에 도입된 사이버나이프는 치료부위에 따라 보험적용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진료비도 이에 따라 달라진다.

종전에 도입된 감마나이프나 1~3세대 사이버나이프들처럼 제 4세대 사이버나이프도 뇌가 아닌 다른 부위에 생긴 암은 보험에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두경부의 종양은 약 300만원, 기타 부위의 종양은 치료계획과 치료에는 약 900만원~1천1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건양대병원은 100여억원을 투자한 사이버나이프 도입을 계기로 중부권의 암 치료 전문기관으로 확고한 위치를 굳힐 계획이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자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예약 및 문의는 건양대병원 암 센터(042-600-946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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