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상당수 '인포마니아' 성향 〈Infomania·정보광〉

'현대인의 생활백서' 문자메시지 문화

"요즘 청소년들은 잠들기 전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하는 행동도 문자 메시지 확인이다"- 청주지역 한 일선교사 말. 통계청이 올 상반기 발표한 '2007 청소년 통계'에는 부모 만족도를 묻는 질문도 포함돼 있다. 이 조사에서 15~19세 청소년들은 '만족한다' 60.8%, '보통이다' 34.1%, '불만이다' 7.2% 순으로 답했다. 이밖에 20~24세 청소년층은 '만족한다' 59.8%, '보통이다' 34.1%, '불만이다' 6.1%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조사와 비교할 경우 15~19세의 만족도('만족한다')는 7.0%P, 20~24세의 만족도는 7.9%P 떨어진 값이다. 반면 불만족도는 1.9%P, 2.1%P 상승했다.

글 싣는 순서
1. 이용 실태
2. 급증하는 이유
3. 문제점은 없나
청주지역 일선 교사들은 이의 원인으로 문자메시지 과잉 사용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청주 모 고교 김모(국어담당) 교사는 "한 이동통신사 자료를 보면 청소년들은 친구 60%, 연인 30%, 일관계 8%, 가족 2% 순으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친구간 '손가락 대화'에 심취하다 보니 부모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역 어문학자들과 일선학교 교사들은 문자 메시지 과잉 사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답안지나 리포트를 문자 메시지 식으로 작성하는 점, 학습에 대한 집중도가 크게 떨어지는 점 등을 지목했다.

한국 교원대학교 성낙수(국어교육과) 교수는 "리포트를 보면 맞춤법, 띄어쓰기가 거의 무시되는 등 문자 메시지식 비문법적 표현이 매우 자주 등장한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청소년들 상당수가 비문법인지를 잘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대 40자밖에 기록할 수 없는 액정화면 안에 자기의사 표현을 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학생들은 교정을 해줘도 이를 잘 수용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문자메시지가 학습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내용들이다. 수업시간에 시선을 아래로 향한 학생은 십중팔구 문자 메시지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말이다. 그러나 요즘 엄지족들은 휴대폰 자판을 보지 않고 문자를 송신하고 있다.

김모(46) 교사는 "그들은 마치 손가락 끝에 시신경이 달려 있는 것처럼 휴대폰 자판을 능숙하게 다룬다"며 "때문에 여러 학교에서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더 타임스는 얼마전 의미있는 내용을 기사화했다. 더 타임스는 문자 메시지나 e-메일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학습 집중도가 마리화나를 복용했을 때보다 2배 더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그 이유로 인간 두뇌는 한꺼번에 여러 개 일을 할 수 없는 점, 신경이 분산될 경우 수리력, 판단력 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점 등을 꼽았다.

전문용어로 이를 '인포마니아'(infomania)라고 부르고 있다. 의역하면 '정보광' 정도가 되고 있다. 인터넷상의 청소년들은 '정보광'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기성세대에게는 '편식적 생활습관'으로 비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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