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현대산업 제치고 사업자 선정

대전도시개발공사가 발주하고 대전시가 심사한 서남부권 9블록 아파트 건설 입찰공사에 지역 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된 것과 관련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시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전도시개발공사는 서남부권 9블럭 아파트(1천971가구) 건립 공사를 발주를 위해 지난 5월 시 기획관리실에 턴키(설계 및 일괄시공 등)심사를 의뢰한 결과 대전 K건설 컨소시엄이 유수의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된 것.

시 기획관리실은 지난 5월 15일 9블록에 대한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열고 현대산업 컨소시엄이 부적격 심사위원으로 문제를 제기한 2명을 제외한 기술위원 18명, 평가위원 8명 등 모두 26명이 기본설계 평가(45%)를 심의했다. 당시 이들은 특수기술로 비중이 큰 세대 계획, 동(棟)별 향(向)배치 등 공간구성 차별화를 들어 K건설 컨소시엄에 92.6점을 평가, 사업자로 선정했고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이보다 3.7점 낮은 89.9점을 획득해 차점자로 밀렸다.

문제는 턴키공사의 취지와 동점자가 나올 수 없게끔 고득점 컨소시엄이 획득한 점수의 10%(9.2점)를 차점자의 점수에서 강제 차감하면서 가격경쟁(35%)과 재무상태 및 공사이행 능력(20%) 등을 무력화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입찰가격 심사(35%)와 적격심사 (20%)등 각 부문에 K건설 컨소시엄을 앞섰으나 기본설계에서 39.26점을 얻는 데 그쳐 결국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9블럭에 대한 두 컨소시엄간 가격경쟁은 K건설 컨소시엄이 3천617억 원, 현대사업개발 컨소시엄은 3천600억 원으로 17억 원 낮게 투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가격과 적격심사에도 뒤진 K건설 컨소시엄의 시공사 선정은 K건설이 '오비이락(烏飛梨落)'격으로 한 달전 어은동 '시민의 숲' 조성공사에 100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시에 전달한다고 발표한 뒤여서 더욱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는 "박성효 시장의 3천만 그루 나무심기에 K건설 회장이 100억 원 상당 기부금 쾌척으로 호응한 것이며 대전시는 이에 화답한 결과가 K건설 컨소시엄 수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교부에 등록된 교수 등 전문가들이 계획성, 시공성, 경제성 등 항목별 심사와 기본설계 평가를 거쳐 3천630억 원 규모의 사업이 결정된 것은 설계경쟁만 강조했고 가격경쟁은 무시한 결과"라며 "이는 지역 업체만 좋은 일 시킨 셈이고 결국 시민들의 몫인 값싼 양질의 아파트 공급에는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특혜의혹으로 인해 대전 시민들은 830만 원대 고분양가 부담을 안게 됐고 선호하는 중앙업체 브랜드 선택의 여지를 봉쇄당하는 등 목이 좋은 곳에서 지역업체 아파트를 분양받아야 하는 결과를 낳았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실시공 방지 차원에도 좋은 것"이라며 "무엇보다 원가절감 설계보다 세대계획과 향 배치의 우월한 점이 가름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K건설은 올해 대전시티즌 축구단에 5억 원을 기부하는 등 대전시 복지만두레에 04년, 05년 2회에 걸쳐 2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강중 /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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