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 〈1509.4m·경남 함양-전북 장수〉

글 : 대한민국선도문화원 박철순

지리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르며 영취산에 이르면 금남호남정맥이라는 또 하나의 산줄기를 뻗어 내리고, 이어 대간은 덕유산의 남쪽산자락인 육십령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육십령은 경상도의 함양과 전라도의 장수를 이어주는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으나, 지금은 육십령 터널로 이어져 북적거리던 휴게소 주차장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크고 넉넉한 산이라는 이름의 덕유산은 나라의 큰 난리 때마다 난을 피해 숨어 들은 마을 주민들이 화를 피할 수 있었다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남덕유산에서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까지 이르는 약 사, 오십 리의 능선은 삿갓봉, 무룡산, 하봉, 중봉 등 높은 봉우리들이 영남과 호남을 가르며 연이어 솟아있고, 덕유평전의 넓은 초원과 장쾌한 능선, 구천동과 그 외 숨은 계곡의 아름다운 풍광은 수많은 등산객들과 관광객으로부터 사시사철 사랑받는 산이다.봄이면 아름다운 분홍빛 털진달래가 중봉의 산자락을 물들이고, 초여름이면 노란색원추리와 야생화가 덕유평전을 뒤덮고, 한여름이면 무성한 숲과 계곡을 거스르는 맑은 물이 시원스럽게 해주며, 가을이면 오색단풍이 계곡의 물과 어우러져 그 자태를 뽐내고, 겨울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난 눈꽃과 서리꽃이 많은 눈이 쌓인 장쾌한 능선과 어울리며 산악미를 자랑한다.
삼수갑산과 더불어 심산유곡의 대명사로 쓰이는 무주구천동의 33경은 수많은 소와 담과 폭포가 아름답게 굽이치며 숲과 어우러진 구천동의 길고 긴 계곡에 산재해 있고, 여름철 피서지로서 각광받으며 특히 제1 경인 나제통문은 신라와 백제의 관문으로 암벽아래에 뚫어놓은 인공터널로서 설천면 소재지 부근에 가까이 있다.

덕유산의 남쪽에 위치한 남덕유산은 향적봉과 달리 암릉으로 날카롭게 솟은 산으로서 동봉은 남덕유산, 서봉은 장수덕유산이라 부르며 황강과 진주남강으로 흐르는 두 개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

# 높은 봉우리·아름다운 풍광 사시사철 사랑 받는 명산

오늘 산행은 장마철이라 영각사를 통해 오르는 계곡산행을 피하고 백두대간 길인 육십령의 능선길을 택해 오르기로 한다. 육십령 휴게소 주차장 길 건너편 오른쪽에 많은 표지기가 매달려 산행기점임을 알려준다. 표지기를 통과해 한 고개를 올라서면 키 큰 나무숲으로 한적한 오솔길은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며 가끔씩 오른쪽 아래로 군장동 마을이 보인다.

대포바위 이정표를 지나면서 할미봉(1,026.4m)으로 오르는 산길은 급경사를 이루어 온몸으로 땀을 쏟으며 숨을 몰아쉬고 장마철 특유의 뙤약볕은 많은 습기와 함께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산행시작 후 1시간 20여분 걸려 힘겹게 할미봉 정상에 올라 주위 조망을 마음껏 감상한다. 조망도 옆에 서서 장수와 함양의 고을을 내려다보고 지금까지 올라온 대간길의 육십령 너머로 구불거리며 이어진 깃대봉과 영취산이 시야에 가까이 와 닿고 그 뒤로 백운산이 머리를 내밀며 무게를 더하고, 그 왼쪽 저 멀리로는 지리산의 천왕봉이 짙푸른 다도해의 고성처럼 뾰족하게 검은 빛을 발하며 구름위에 떠 있다.

할미봉의 급경사 바위길을 연이어진 로프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시원하고 부드러운 능선의 숲길이 한 동안 계속된다. 덕유교육원 이정표 삼거리를 지나면서 약 20여분 힘들게 올라서면 헬기장이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약 30여분 암릉 구간을 통과하면 장수덕유산으로 오르는 마지막 급경사가 기다린다. 서봉에 올라서서 시간을 보니 할미봉부터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영취산에서 장안산으로 이어져 팔공산으로 뻗어나가며 오른쪽으로 휘돌아 가는 금남호남정맥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다름에 이어지는 산줄기를 마음속으로 외워보고 뒤돌아서 덕유산 주릉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1차 대간길 종주때 마구 퍼붓는 빗속을 헤 짚으며 산행을 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장수덕유산부터 덕유산 주릉의 삼거리 안부까지는 약 20분 정도 키 큰 산죽밭을 지나고 안부에서 약 10분 정도면 돌탑 한기가 서 있는 남덕유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영각재까지의 험난한 바위길로 이어지는 능선은 남령에서 월봉산을 지나 금원산과 기백산으로, 또 하나는 거망산과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산줄기를 가지친다.정상에서 서봉에서 오르던 때의 삼거리를 지나 북동쪽의 덕유산 주릉을 약 30분 정도 따르면 월성치안부에 다다른다. 전에는 토옥동 계곡길과 황점 계곡길의 사거리 길이 지금은 토옥동 계곡길은 금지되고 황점으로의 하산길만 이용할 수 있다. 대간 산줄기는 월성치에서 숨을 고른 후 삿갓봉을 향해 다시 몸을 일으킨다. 보긴엔 금방일 듯싶은 삿갓봉은 오르막을 계속 오르고 1340봉을 지나 한 차례 더 올라야 한다. 남덕유산을 떠난 지 약 1시간 30분 정도 지나 대피소가 있는 삿갓골재에 도착해 안도의 숨을 토해낸다. 삿갓골재에서 황점으로 하산하는 돌계단 길은 나무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으며 약 1시간 정도면 황점에 도착해 월성천 계곡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며 약 7시간의 고된 산행을 마친다.
■ 산행코스

육십령휴게소주차장 - 할미봉 - 장수덕유산 - 안부 - 남덕유산 - 안부 - 월성치 - 삿갓봉 - 삿갓골재대피소 - 황점

■ 교통

- 자가용, 관광버스
청주I.C - 경부고속도로 - 대전통영고속도로 - 장계I.C - 구도로 - 육십령휴게소

■ 잘 데와 먹을 데

육십령휴게소
황점의 신용희(011-9514-3136)씨에게 연락하면 10여명 정도 민박 가능

후원 : 등산ㆍ아웃도어 쎄로또레 청주점(043-216-8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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