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덕주공주 전설 담긴 '덕주사'

불사가 잇따르는 등 1500년 고찰인 덕주사(주지 원경스님)가 월악산 제일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내년 하반기 쯤에는 흔치않은 종루(鐘樓)까지 건립될 예정이어서, 지역 불자들로부터 "창건이후 최고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25일 지역불자들에 따르면 신라 덕주공주의 전설이 남아 있는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9년(586)에 창건된 1500여년 고찰로, 조선시대까지 법주사에 버금가는 대찰 규모를 유지했다.

▲ 불사가 잇따르는 등 1500년 고찰인 덕주사가 월악산 제일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다. 덕주사 정비사업 조감도 모습이나 다소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6·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상·하 덕주사 모두 소실돼 마애미륵불, 우공탑 등 석조물만 남은 절터로 변했다.

이런 덕주사가 본격적인 도약을 맞은 것은 옛 기록물 '조선 고적도보'에 실린 사진 2매의 발견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충청대학 박물관팀은 이 2매의 사진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사찰 경내에 대한 조사를 실시, 극락전터와 명문 암막새기 등을 발굴했다.

덕주사측은 이를 근거로 올 4월 법주사주지 도공스님과 신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극락전 낙성식 및 아미타불 점안식을 가졌다.

덕주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년 말까지 종각과 일주문 기능을 동시에 지닌 종루를 건립키로 했다.

특히 이 종루는 단순한 고건축물이 아닌, 축대와 맞물려 짓는 특수공법의 종루여서 이것이 완공될 경우 덕주사에 또 하나 명물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원경 주지스님은 "처음에는 과거 조감도대로 종각 건립을 생각했다"며 "그러나 축대를 활용하려면 종루가 낫겠다고 판단, 영주 부석사식 종루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덕주사는 앞터가 좁기 때문에 일주문이 없다"며 "따라서 내년 하반기 완공된 종루는 일주문+종각 기능을 겸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주 부석사 종루는 종루의 한쪽을 축대에 의지하고 있는 특이한 형태로, 영동 천태산 영국사도 비슷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종루에는 범종 외에 법고, 목어, 운판 등도 함께 설치되는 등 사격(寺格)을 상당부분 충족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원경 주지스님은 "종루 건축과 함께 노후된 관음전과 요사체를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라며 "이럴 경우 덕주사는 부족한대로 1500년 고찰의 사격을 어느정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덕주사 경내에 해우소(일명 푸세식 화장실) 하나밖에 없어, 스님들은 물론 일반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원경 스님은 "주말이나 휴가철의 경우 수백명의 관람객이 덕주사를 찾고 있음에도 불구, 화장실이 해우소 하나밖에 없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찰 경내는 물론 마애미륵불에 인근에 대소변을 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관계당국에 이를 호소해도 예산 핑계를 대고 있다"며 "덕주사를 위해서가 아닌, 문화재 보호차원에서도 화장실 증설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 조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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