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전쟁 고고학' 메카 부상
충북대 '전쟁 고고학' 메카 부상
  • 조혁연 기자
  • 승인 2007.09.03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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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위' 의뢰받아 독보적인 발굴 성과
충북대가 '전쟁 고고학'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충북대는 인류체질, 역사발굴, 문화해석 등 '전쟁 고고학' 연구 진용을 잘 갖추고 있어, 학문적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선주(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이끄는 충북대 유해발굴센터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31일까지 50여일간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가 집단 매장돼 있는 청원군 남일면 분터골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최소 100구 이상의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는 것 외에 탄두·탄피 등 총탄류, 단추, 고무줄, 고무신 등 수백여점의 유품을 수습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선주 교수의 유해발굴센터는 이번 발굴 외에 경기도 가평, 강원도 인제 등 전국 여러 곳에서도 한국전쟁과 관련된 발굴작업을 실시, 국회에서 전시회를 가질 정도의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충북대 유해발굴센터의 또 다른 발굴 조사팀은 거의 같은 기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발굴조사 활동을 벌였다.

같은 과 성정용 교수가 이끌고 있는 발굴팀은 지난달 말까지 뚜렷한 발굴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해나 유품이 나오지 않은 것도 그 자체로 고고학적인 정보"라고 말하고 있다.

유해가 처음부터 매장되지 않았거나, 매장됐다 하더라도 당시 노근리만이 지닌 자연환경적인 영향에 의해 유실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발굴팀이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충북대가 국내 '전쟁 고고학'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고학은 선사, 역사, 식물, 동물, 수중, 해양 등의 장르를 지니고 있다. 이중 서해안에서 고려시대 청자가 잇따라 인양되면서 해양 고고학이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노근리에서 유해가 발굴되지 않은 점 ▶유해는 100구나 넘는데 신발은 몇개에 불과한 점(분터골) 등은 전쟁 고고학중 문화적인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자에 대해 "처음부터 매장되지 않았거나 중간에 유실됐을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후자가 맞다면 당시 노근리 일대 산이 민둥산이라 얕게 매장된 유해가 홍수로 유실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후자에 대해서는 "70년대까지 대부분의 시골 사람들은 맨발로 다녔다"며 "따라서 발굴된 소수의 신발은 당시 지식층이거나 부유층의 유품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박 교수는 ▶분터골에서 '中' 자 단추가 나온 점 ▶쇠붙이가 거의 나오지 않은 점 ▶유해층의 상부와 하부가 다른 점 등도 전쟁 고고학 측면에서 추후 규명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분터골 책임조사원 우종윤 충대 박물관 학예실장은 막 태동한 '전쟁 고고학'을 이론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전쟁 고고학이 학문적으로 정립되려면 발굴, 유해감식, 인류 체질학 분석, 문화해석, 이념적 해석 등 4~5개 학문 분야가 완비돼야 한다"며 "충북대는 이런 요소가 이미 완비돼 있어, 이번과 같은 발굴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발굴된 전쟁 유품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고고학적 가치와 정보가 수직 상승한다"며 "따라서 충북대가 기득권을 갖고 있는 만큼, 방대한 전쟁 유물을 전시·보관할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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