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수준 눈 낮추고… 이직자도 증가세

■ 2007 충북 취업박람회 현장 스케치

30일 오후 '2007 충북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청주체육관.

올해로 10여년 열리고 있는 이날 취업박람회는 역대 행사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게 금방 표시날 정도로 취업 준비생들로 북적거린다.

졸업생은 물론 졸업 예정자, 재학생, 4, 50대 주부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주최측 관계자는 지난해 2천여명보다 1천명은 충분히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보가 잘 된 영향도 있겠지만 그만큼 어려워진 취업난을 반증했다.

종전에는 오후가 지나면서 응시자가 없어 철수한 업체가 상당수였으나 이날은 행사 종료 한시간 전인 오후 3시까지 참가업체 60개중 마감한 업체는 서너개에 불과할 정도였다.

자화전자(주)에서 나온 인사 담당자는 응시생이 몰리는 바람에 점심식사까지 굶는 등 세미텍(주), 아론전자(주)의 부스에는 20여명이 줄을 서 자신의 면접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년과 달리 이번 박람회에서 달라진 또 다른 변화는 취업준비생들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경력직을 응시하는 이직자가 상당수 참여했다는 분석이다.

아론 전자(주)를 선택한 대학 졸업예정자인 김모(28)씨는 희망연봉을 묻자 1천800만원 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적지않냐는 물음엔 "수도권의 직장이 급여는 많지만 대신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청주·청원지역의 업체를 골랐다"고 말했다.

넥상스코리아(주) 인사관리팀 신모(38) 대리는 대졸이상 신입사원의 경우 연봉 2천790만원을 주고 있으나 취업준비생들이 써낸 희망연봉은 2천200만∼2천500만원으로 오히려 적었다고 밝혔다.

이날 만나본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물론 연봉이나 복지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은 건 사실이지만 취업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닌 것 같다"며 "그만큼 취업난이 어렵다는 반증으로 제발 일자리를 달라고 호소하는 구직자들이 상당수였다"고 말했다.이직자들도 제법 많았다.

신분 밝히기를 꺼리는 한 40대 주부는 "지금 다니던 직장보다 보다 나은 직장이 있나해서 몰래 나왔다"고 말했다.

청주상공회의소 정지문 팀장은 "상담자중 약 5% 정도는 재직자들"이라며 "이같은 이직자 증가는 앞으로 또 다른 취업변화의 한 현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장은 찾은 정우택 지사는 "이렇게 구직자들이 많은 것을 보니 지사로서 더 큰 책무를 느낀다"며 모든 참가자들이 취업되기를 바란 뒤 "하이닉스 등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한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보다 많은 구인기업이 구직자를 뽑으려는 열기가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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