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초 서울에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관객이 보기에 파격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허설 장면에 따르면 이 작품은 고전발레와 현대발레의 중간 형식인 데다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도 원작과 벗어나 뼈대만 로미오와 줄리엣인 재창작에 아주 가깝다.

프로코피에프의 음악만 고전이고 나머지는 모던 발레쪽이며, 지금까지 마임으로 처리됐던 인물의 행동, 감정 표현까지 전부 춤으로 바꾸어 놓았다. 회전같은 고전발레의 획일화된 테크릭을 없애고 동작도 일상에서 나온 듯 자연스러우며, 회롱 장면도 연극처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로렌츠 신부가 과거를 회상하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를 해 주는 내레이터 역할로 등장하면 무용수들은 일제히 동작을 멈추거나 느린 동작으로 움직이며 과거와 현재를 구분해 준다.

조안무자 로렌조니씨는 『발레를 영화의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다』며 『이에 따라 무용수는 관객을 정면으로 보지 않은 채 춤추고 동선도 대각선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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