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정 / 사회부
"북한에서 30년을 살았고 남한에서 3년을 살았지만 남한은 진짜 살기 좋은 곳이에요. 남한에서 태어난 것은 축복이에요. 서로에 대해 많이 듣고 서로 많이 알아야 빨리 통일 돼요"

지난 2005년 6월 대한민국에 온 3년차 새터민 림미숙(31·여·가명)씨는 지난 17∼18일 국정원에서 안보의식 함양을 위해 마련한 '백령도 안보 견학'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쌀이라도 얻을까 해서 중국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한국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고 남한행을 결정했다는 림씨. 그녀는 남한으로의 귀순을 원하는 북한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고 한 달에 200명씩 남한으로 넘어온다고 귀띔했다.

그녀는 식당 종업원 중 북한 사람들도 많아졌다며 낯설게 받아들이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남한과 북한이 17㎞ 거리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이자 가장 극명하게 대치하는 곳인 백령도에서, 그것도 북한이 싫어 북한에서 도망쳐 나온 귀순 여성에게서 듣는 북한 이야기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60년 가까이 팽팽한 긴장상태를 유지해온 백령도에서는 1999년 연평해전, 2002년 서해교전 등으로 수십 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이같은 이유로 백령도 내 군 관계자들은 백령도를 '화약고',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도는 곳', '적의 심장이 되는 비수' 등으로 표현하며 북한의 공격에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에 대비해 4천500명의 백령도 주민들은 사격 등 정기적인 군사훈련을 받고 있고 70여명의 여성 지원 예비군까지 나서 백령도를 지키고 있다. 평온해 보이는 해안가 곳곳에는 수많은 지뢰가 여전히 묻혀 있다. 군사기밀유지지역인 백령도에서는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해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보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금강산과 개성 개방 등으로 한층 가까워진 남북한. '화약고' 백령도에도 새터민의 말처럼 '서로 많이 듣고 많이 알아' 하루 빨리 평온이 찾아오길 기대한다. 김미정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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