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의 발길도 줄어들고 인기도 시들했던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김인종 경호처장등이 청원군 문의면 청남대를 방문해 대통령별장으로 활용할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 때문이다.

이에대해 지역에선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우택 충북지사도 "대통령별장으로 활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청남대가 주목을 받자 청와대는 "국민에게 한번 되돌려준 것을 돌려받아 대통령 별장으로 다시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다만 "국빈 접견을 위한 외교 공간이 필요하다는 일부 지적이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기존에 있는 시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납득이 안간다. 기존 시설의 활용을 검토하겠다면서 청남대를 대통령 별장으로 안쓰겠다고 하는 이유가 석연치않다.

청남대가 대통령 별장으로 환원되는 것은 현재로선 가장 바람직한 선택일 수 있다. 관람객은 날로 감소하고 있지만 대청호에 인접한 이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시설을 새롭게 살릴수 있는 방안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대통령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 집권초까지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는 지난 2003년 4월 충북도에 이양된 이후 일반에게 개방되기 시작해 한때 청남대를 관람한 것이 자랑일 정도로 최고 관광지로 떠오르기도 했다.

개방 첫해만 해도 관람객이 하루 5천명 이상 구름떼처럼 몰리면서 개방 4년만에 3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청남대는 16만7천여㎡(55만평)의 면적에 2층 본관과 3개의 정자, 널따란 잔디밭, 조깅 코스로 조성된 마사토길,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골프장, 야생화단지 등으로 이루어져 경관 만큼은 어느곳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젠 청남대는 예전만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관람객이 해마다 줄면서 4년만에 절반이상 줄었으며 매년 1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가 됐다.

오죽하면 한때 청주시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가 일정액의 수입을 보장하지 않을경우 셔틀버스운행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청원군에 운영권을 넘겨준다는 말이 나왔지만 거절당하기도 했다.

현실이 이렇다면 별도의 대통령별장을 조성할 것이 아니라 다섯명의 대통령이 휴가를 즐겼던 청남대를 활용하는 것이 혈세낭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충북도와 청원군 입장에서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처럼 새로운 명소로 부각 될 수 있다. 이명박대통령이 청남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갖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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