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관리로 설치의미 살려야

해태상은 예로부터 공명정대하고 후한 덕을 갖춘 신령스러운 영수(靈獸)로 알려져 왔다.

머리에 뿔이 난 것은 해치(??)라고도 부르는데 올바르고 힘이 있으며 좋은 것을 뜻하는 길(吉)의 상징동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해태상를 세우면 옳고 그름을 가리고 잘못을 응징한다는 시비선악, 시비곡직을 가린다고 해서 공공기관에 많이 세워졌다.

우리지역에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곳곳에서 해태를 볼 수 있다. 누구나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청주예술의전당 양쪽에 세워진 해태상이다.

처음 조각을 세운 청주시는 해태상이 주는 교훈을 생각하고 설치했겠지만 지금의 해태는 있으나 마나한 장식품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해태상은 보통 건물의 좌측과 우측에 세워지는데 청주예술의전당 우측에 세워진 해태는 시민들이 붙여놓은 껌 딱지로 인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앞에 해태상은 서울 경복궁 광화문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목걸이에 방울이 달려 있고 몸 전체는 비늘로 덮여 있다. 다리에는 마치 불이 붙기 시작하는 모양의 화염무늬 갈기가 있고 나선형 털도 나있다. 눈은 부리부리하고 코는 주먹코이고 살짝 벌린 입 사이로 날카로운 송곳니와 어금니가 보인다.

그런데 당당하고 정의의 수호자다워야 할 해태상은 온데 간 데 없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세운 동물상이라지만 사람들이 그 뜻을 가슴에 새기고 말과 행동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해태상은 흔하디흔한 동물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는 해태상이 꼭 그런 모습이다. 청주시는 예술의전당 주변 쓰레기 줍는 것만 생각했지 해태상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해태상의 의미가 살고 죽느냐는 그곳에 세워진 해태상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만든 청주시민들의 의식에 달려 있다.

청주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청주예술의전당 해태상이 시민들의 조롱대상이 되고 있는 동안 해태상의 뜻과 기능이 상실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 김해숙 시민기자 minji2224@hanmail.net
*해태상은 한자로 해치(??), 해천(解薦), 신양(神羊), 식죄(識罪), 해타(?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뿔이 있으면 해치, 뿔이 없으면 해태라고 하는데 청주예술의전당 앞에 있는 것은 뿔이 없다. 상징적인 동물이라서 사슴이나 양이나 사자나 소, 개의 모습을 하고 있고 공공장소나 시와 시, 군과 군 경계선에 주로 세워지며 모양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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