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인수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

속보 = 서원학원 사태와 관련, 본보가 어제 보도(16일자 3면)한 '중앙대식 해결 방법'이 학원 주변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박인목 현 이사장이 15일 오후 서원대 학생들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때가 되면 협상을 해서"라는 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행 관련법상 학원 부동산은 교육용 재산이기 때문에 교육부 승인이 없는 한 이를 매매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세칭 '중앙대식 해결 방법'을 활용할 경우 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거래효과를 낳을 수 있다.

서원학원을 예로 들 경우 박 이사장이 대학 울타리 밖에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이때 학원인수 의사를 밝힌 현대백화점 그룹이 해당 공익재단에 인수 예상액 만큼을 기부할 경우 실질적인 거래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서원대학 한 교수는 "현재로서는 중앙대식 해결 방법이 양자를 모두 만족시키고 학원을 연착륙 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으로 여겨진다"며 "특히 박 이사장은 '실리'와 '명예'를 모두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막상 인수-매각 협상에 들어갈 경우 박 이사장은 이른바 '원금' 외에 '웃돈'도 생각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웃돈'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오후 박 이사장과 면담을 가진 서원대 학생들이 "박이사장이 때가 되면 현대(백화점 그룹)와 협상을 해서라는 말을 했다"고 밝혀, 중앙대식 해결 방안의 다른 방향을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03년 서원학원을 인수하면서 45억(당시 기준) 정도의 부동산을 재단에 출연했다. 따라서 이날 박 이사장인 "때가 되면 협상을 해서"라는 말은 한 것은 '원금+웃돈'을 생각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고 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서원학원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용화온천 개발이나 하이닉스 파동 때처럼 지역 어른이 발벗고 나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 서원학원사태는 학원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며 "이 경우 지역 어른이 나서 양쪽의 입장을 사심없이 공정하게 중재해야 사태 해결이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조혁연

chohy@jbnews.com

■ '중앙대학' 사례

올 상반기 두산그룹은 까다롭기로 소문나 사립학원 인수작업을 신속하면서 원만하게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 두산그룹은 중앙대학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사장 김모(재일동포)씨가 직전까지 출연한 1천100억원 가량을 전액 보존해 주는 방식으로 학원인수를 성사시켰다.

이때 두산그룹은 교육용 재산은 매매가 안 되는 점을 감안, 이사장 김모 씨에게 대학 밖에 공익재단을 설립케 한 후 그 재단에 1천100억을 기부해 실질적인 매매 효과가 발생케 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