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유가 시대 에너지절약 홍역속 무더위 '기승'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오일쇼크, 가파른 물가상승 등 서민가계의 주름살을 짓누르는 악재와 함께 무더위마저 기승을 부리며 어느 해보다 잔인한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공무원 찜통속 근무=서민가계에 이어 공공기관으로 불똥이 튄 '고유가 상황'은 ▶차량 홀짝제 ▶한등 켜기 ▶에어컨 끄기 등 '에너지 줄이기 정책'으로 이어지며 인원 감축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공직사회로 하여금 힘든 여름나기를 강요하고 있다.

충북도를 비롯해 대부분의 관공서는 청내 실내온도가 30도를 넘을 때만 냉방기를 가동, 공무원들이 '찜통 사무실 근무'에 파김치가 되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서민들의 여름나기는 더욱 힘든 상황이다.

운전자들은 기름값을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주유소별 가격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이나 입소문을 토대로 싼 주유소를 찾거나 아예 에어컨을 켜지 않고 운행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에 사는 최모(42)씨는 "해마다 에어컨을 켜고 살았지만 올 여름에는 단 한번도 켜지 않았다"며 "덥고 힘들지만 기름 값이 내려갈 때까지 버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형마트 '더위야 반갑다'=이에 반해 이마트, 홈에버, 홈플러스 등 지역 대형마트들은 때아닌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시원한 대형마트로 몰리는가 하면 더운 대낮시간을 피해 야간시간대 장을 보려는 사람들 또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홈에버 청주점 이상배 부지점장은 "대낮에는 뜨거운 햇빛을 피해 시원한 매장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해가 진 다음에는 선선한 저녁을 이용해 장을 보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홈에버 청주점은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지난 10일부터 최근까지 선풍기는 평소 20배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1층 푸드코트의 매출 또한 20% 상승했다.

이밖에도 심야시간 몰리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인해 지역 대부분 대형마트가 영업시간을 새벽 1시까지 연장하는 등 무더위가 계속될 수록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무더위에 바캉스 열풍까지 불면서 수영복 등 바캉스 용품 매출도 급상승했다"며 "이래저래 무더위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이민우·고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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