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것대산 봉수대터 발굴

5개 아궁이(연조)가 완전히 노출되는 등 청주 것대산 봉수대(충북도자료 제 126호)가 유실된지 처음으로 관련 유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따라 연말까지 1억4천만원을 들여 조선시대의 원형대로 복원하겠다는 청주시의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중원문화재연구원(원장 차용걸·충북대 교수) 조사팀은 지난 31일 청주 것대산(486m) 봉수대 발굴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갖고 그 동안의 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조사팀은 이 자리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이날까지 발굴조사를 벌여 ▶봉수대 아궁이 유구 3개 ▶건물지 1곳 ▶방화벽 유구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이번에 아궁이를 3개 확인했고 나머지 1개는 과거(1995년) 발굴 때 이미 노출돼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기존에 복원돼 있던 나머지 1개를 합칠 경우 당초 예상했던 5개 아궁이를 모두 찾은 셈"이라고 밝혔다.

봉수대내 서남쪽에서 발견된 건물지는 그 용도가 뚜렷히 규명되지 않았다. 조사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봉화 연료를 보관하던 창고지이거나 봉군의 숙소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조선시대 기와가 많이 출토된 점으로 미뤄 기와집이었음을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95년 발굴조사 이후 잔여 석축이 확인된 방화벽은 크기와 모양이 일정치 않는 등 일대 지형에 따라 난층쌓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그 용도는 맹수가 접근하는 것은 사전에 차단하고 또 아궁이 불이 것대산 아래로 번지는 것을 차단할 목적이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방화벽이 끊긴 동남쪽 출입시설을 '어긋문'으로 해석한 것은 다소의 논쟁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지역 또 다른 전문가는 "조선시대에는 봉수대 그 자체에 성곽 기능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봤다"며 "따라서 봉수대 출입문을 자유출입 상태로 터놨다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둠에 따라 청주시의 것대산 봉수대 복원 계획은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얼마전 "연말까지 1억4천만원을 들여 유실된 것대산 봉수대를 조선시대의 원형으로 복원, 역사와 교육공간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조혁연chohy@jbnews.com

■ 것대산 봉수대는

정황상 조선 초기로 볼 수 있으나 언제 최초로 건립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청원 문의 소이산에서 신호를 받아 이를 진천 소을산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는 경남일대-경북-충북-경기-한양을 연결했던 제 2노선중 간봉에 해당한다.

간봉은 주봉(직선루트)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이를 비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끔 설계한 봉수루트를 의미한다.

조선시대 때는 평시에는 한 개, 적이 나타나면 두 개, 적이 국경에 접근하면 세 개, 적이 국경을 침범하면 네 개, 적과 아군이 싸우기 시작하면 다섯 개를 올렸다고 각종 사서는 적고 있다.

그러나 왜적이 침입한 임진왜란 때 연기가 1개 밖에 오르지 않는 등 효율성이 문제가 된 끝에 조선 고종대에 용도폐기됐다. 참고로 봉수의 봉(烽)은 횃불, 수(燧)는 연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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