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권 강화 등 굵직한 정책 쏟아져

서울시교육청에서 불어오는 교육경쟁이 지역 학부모들을 옥죄고 있다.

내년부터 국제중 개교, 고교 선택권 강화 등 지금까지의 교육 근간을 흔들만한 굵직한 정책이 쏟아지면서 지역의 학부모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지방에 사는 게 죄인지, 학부모들의 사정은 안쓰럽기만 하다.

청주시내 모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두고있는 주부 김모씨.

지난주말엔 아이를 데리고 충남 공주의 모고교 입시설명회를 다녀왔다. 이학교는 아이가 진학 목표로 삼고있는 여러 특목고중의 하나다.

입시설명을 듣고 난 후 김씨는 '너무 늦지않았나'하는 후회와 불안감만 든다고 했다.

김씨의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영어 IBT(인터넷 기반 토플)는 기본이고 국어·한자·한국사·중국어능력 시험 등 치르지않는 시험이 없다. 지금은 청주교대 과학영재센터에서 2시간씩 따로 공부를 하고있다.

학업성적도 우수하고, 방학도 없이 공부하지만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김씨는 "특목고마다 전형 방법이 달라 한 학교에 입시전략을 맞출 수 없고, 모든 과목을 잘 해야된다"며 "중학교에서 내신과 경시대회에 치중하기위해선 초등학교 저학년때 이미 한자나 한국사 등 다른 교과를 마무리 했어야 하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김씨는 "지금의 고비를 넘겨도 고등학교 진학해 다시 경쟁해야 하고 솔직히 아이한테 미안하다"며 이민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3학년 학부모 이모씨.

이씨 역시 특목고를 희망해 공무원인 남편 월급의 2/3인 150여만원을 교육비에 쏟아부으며, 투자려니 생각했다.

아직도 남편은 막연히 타도의 특목고를 희망하나, 이씨와 아이는 일반계고를 진학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입시정보를 미리 알고 적절하게 준비 못한게 아쉽네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가 초등학교때 청주교대 영재센터에 다니면서 입시에 눈을 떴다고 한다.

이씨는 "아이가 과학과 수학을 좋아해 교사의 추천으로 영재센터에 다니길래 그게 전부인 줄 았았다"며 "이곳의 학부모들과 접하다보니 그제서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을 잡았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열성 학부모들과 어울리고, 인근 대도시에서 열리는 입시설명회를 다니며 정보력은 얻었지만 문제는 경제력이었다.

빚을 내 학원을 보내고, 아이도 욕심이 많아 밤잠 안자며 공부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비운 상태다.

이씨는 "정보력과 경제력이 뒷받침 된 날고, 기는 학부모가 수두룩한데 솔직히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다"며 "입시설명회나 교육행사를 접할 기회가 한정되고, 곧 학교 등급제가 실시되면 지방교육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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