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시장시절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
▷서울 대중교통 지도에 '사찰' 표기만 유독 누락
▷비전문가인 추목사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 주도
▷장경동목사 "스님들도 빨리 예수 믿어야 한다"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가 전국 불자들이 범교단적으로 참가한 가운데 2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천주교와 개신교는 시국의 주요 고비마다 야외집회를 가진 예가 적지 않으나, 한국 불교계는 상대적으로 관망내지 소극적 의사표현을 하는 예가 많았다. 지역 종교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빌어 무엇이 한국 불교계를 극도로 화나게 했는지를 살펴본다.

불교계가 현 이명박 대통령을 종교 편향주의자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장 재임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불교계는 "이 대통령을 앞으로 예의 주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 대통령는 올 상반기 김진홍 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예배를 봤고, 지난 6월 국토해양부가 만든 '알고가' 대중교통정보시스템에 교회와 성당을 표시돼 있으면서 사찰은 누락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교계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검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결례였다" 사과했지만, 지관 스님은 "나를 검문한 것은 좋다. 총무원장이라고 검문 대상에서 예외일 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총무원장이니까 더 검문해야겠다는 것은 평등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위공직자들의 인사가 한쪽으로 편중된 것도 불교계를 자극했다. 청와대는 정권 출범 후 정장식 전 포항시장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임명했다. 정 원장은 전 포항시장 재직시 포항시 예산 1%를 성시화운동에 사용하려다가 적발돼 불교계의 큰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추부길 목사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점도 불교계의 공분을 샀다. 먼저 불교인들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사찰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나아가 전문가가 아닌 목회자가 왜 대운하 건설을 주도하는가에 대해 큰 의문을 표했다.

대전 중문침례교회 장경동 목사의 최근 발언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모습이 됐다.

장 목사는 지난 11일 미국의 뉴욕순복음교회의 초청을 받아 열린 전도 집회에서 "내가 경동교(장경동교)를 만들면 안 되듯이 석가모니도 불교를 만들면 안되는 것이었다. 원불교나 통일교도 만들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또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며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고 발언했다.

지역 종교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교 지도자는 정치와 거리를 두고,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국민을 통합하는 보루로 남아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 그것을 통합시킬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나라가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종교계가 협력했던 예로 3·1운동과 IMF극복운동이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내년 3·1운동 90주년 행사를 국민 통합과 소통 차원에서 범종교적으로 치루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 조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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