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를 빼먹어 속이 빈 소라껍데기가 어항 속에 있다. 쫄깃쫄깃한 소라 살을 빼 먹고 나니, 그 큰 소라는 속이 비어 빈집이다. 내장까지 모두 비운 소라껍데기를 씻어 어항 속에 넣어 두었더니 파도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한 때는 바다에서, 바다가 키워주는 대로 짠 소금물을 받아먹으며 늙어 갈 것이라 생각했던 소라가, 이젠 어항 속 금붕어들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몇 해 전에 남편이 어릴 때 살았던 집에 갔었다. 생전에 아버님이 많이 아꼈던 집이라 남편은 늘 그 집을 다시 사고 싶다고 했었다. 터가 좋아 그 집으로 이사한 후 돈도 모으고 집안일이 잘 풀렸다고 했던 집은, 남편이 떠나온 후 30여 년이나 지나 앙상하게 뼈만 남아 널브러져 있었다.
▶2000년 월간문학세계 수필 신인상으로 등단
▶제 3회 서울시 음식문화 개선을 위한 수필공모 대상수상
▶하나은행 여성 글공모전 입상
▶제29회 전국만해백일장 시 부문 장려상 수상
▶2008 mbc라디오 신춘편지쇼 입상
▶충북여성문인협회 청주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한국작가회의충북지회회원
▶논술지도사, 현재 KT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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