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지 지금까지 원나라 기황후 출생지로 기록

▲ 명나라 오황후의 출생지가 보성오씨 문중에 의해 진천이월 '궁골' 일대라는 주장이 제시됐다. 현재 석불이 서있는 일대로 추정되나, 석불은 오황후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진천군 이월면 사곡리 '궁골' 일대가 때아닌 중국 황후 출생지설에 휩싸였다.

1일 진천군 등에 따르면 이월면 궁골 일대는 오래 전부터 원나라 기황후의 출생지로 알려지면서 진천군지도 마을유래 편에서 이와 관련된 설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진천군지 내용 중 관련 부분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궁동(궁골 지칭)은 중국의 원나라 황제의 황후 기씨가 탄생한 곳이다. 기 황후는 상산의 아름다운 정기를 타고 옥녀봉의 옥녀와 같은 어여쁜 모습으로 이 고장에 태어났다(…) 중국 홀필렬(忽必烈·원나라 쿠빌라이의 중국식 이름) 황제가 천지를 두루살펴 황후감을 구했지만 상대자가 전혀 없었는데, 이때에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지역을 살피어 보니 한 지역에 아름다운 서기가 어리고 있었다.

홀필렬은 매우 기뻐하며 서기가 서린 기씨 댁을 찾아가서 기처녀 부모에게 큰절을 하고 사위로 삼아줄 것을 간곡히 졸랐다. 기처녀 부모들은 처음에 반대하였으나 기처녀가 시집가기를 은근히 바라는 기색이라 홀필렬은 기처녀를 황후로 맞이하였다'.

'홀필렬은 기황후의 부모를 위해 그가 탄생한 지역에 웅장한 궁궐을 세웠다. 지금은 밭이 되었지만 지금도 거기에 가보면 당시 쓰였던 주춧돌이 아련히 남아있고 부서진 기왓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에 대해 보성오씨 문중은 원나라 기황후가 아닌, 명나라 오황후의 출생지로 봐야 한다고 주장, ▶조선왕조실록 오척관련 부분 ▶1776년 전후의 보성오씨 족보 ▶청잔관전서 관련 부분 ▶해동역사 관련 부분 ▶성호사설(星湖僿說) 등 10여개의 관련 사료를 제시했다.

조선왕조실록은 명나라 제5대 선덕제 황제(재위 1425~1435·본명 朱瞻基)가 조선 처녀를 공녀(후에 후궁)로 맞은 대목에 대해 '한 사람은 진용 부위 우군사정(右軍司正) 오척(吳倜)의 딸이니, 나이 12세로 병신년 10월 26일 인시에 출생하고, 본관은 전라도 보성군인데 현재 충청도 진천현에 거주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성호사설도 이 부분에 대해 '여자로서 중국에 들어가 존귀하게 된 자로서 기황후, 권비, 한비와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모두들 알고 있다. 그러나 명나라 선종(宣宗)의 오 황후(吳皇后)와 같은 경우에는 아는 자가 드물다. 오씨는 진천인(鎭川人)이다. 오비(吳妃)는 후궁(後宮)이 되어서 경태황제(景泰皇帝)를 낳았는데, 뒤에 경태황제가 높여서 태후(太后)로 삼았다'라고 쓰고 있다.

오씨대종종친회 오원근 연구간사장은 "기황후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진천군 이월면 궁골이 그녀의 출생지로 둔값한 것 같다"며 "그러나 조선시대 모든 사료는 이월 궁골이 명나라 선덕제의 후궁이자 경태제(제 7대)의 생모인 오황후가 태어난 곳으로 적고 있는 만큼 군지 내용을 수정하고 일대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황후를 배출한 행주기씨 문중도 "'고려시대 기황후가 태어난 곳은 경기도 고양시 행주이거나 개경이었다'고 전해왔다"고 오 간사장은 밝혔다.

보성오씨 주장이 맞다면 오황후가 부모를 위해 자기 고향에 커다란 집을 짓도록 했고, 이것이 연유가 돼 '궁골'이란 지명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근에는 오황후가 어릴적에 마셨다는 '어수정' 이라는 우물도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혁연·유승훈

☞오척: 오황후의 생부로 우군사정과 영춘현감을 지냈다. 보성오씨 족보에 의하면 오황후 배려 때문인지 6형제 모두 높은 벼슬을 한 것으로 나타난다.

☞선덕제: 명나라의 제5대 황제(재위 1425∼1435)로 본명은 주첨기이다. 영락제가 조부로, 그림에도 뛰어나 휘종과 함께 유명했다.

☞경태제: 명나라 제 7대 황제(재위 1449~1457년)로, 본명은 주기옥(朱祁鈺)이다. 오황후가 생모로, 아들 경태제가 즉위하면서 효익장황후로 추존되었으나, 영종(정통제·이복아우)이 복위하면서 선묘현비로 격하됐다.

☞기황후: 중국 원나라 순제의 황후로, 고려 사람 자오의 딸로 원나라 황실의 궁녀가 되었다가 순제의 총애를 받아 황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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