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동물 이야기

이 지구상에서 민물고기와 벌새 만큼 물 중독의 고통을 겪지 않고 많은 양의 물을 마실 수 있는 동물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벌새는 어떻게 매일 자기 체중보다 4∼5배나 많은 양의 꿀물을 먹을 수 있을까?

꿀은 대부분 물이고 약간의 당과 아주 미량의 단백질 그리고 전해질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생리학자들은 벌새가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오랫동안 궁금하게 생각해왔다. 미국 아리조나대학과 외이오밍대학의 동물 생리학자들은 벌새의 이런 재능은 커다란 신장에 기인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 꿀을 빨아 먹고 있는 벌새
Todd McWhorter와 Carlos Martinez del Rio 교수는 큰꼬리벌새(Selasphorus platycercus)를 대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로 이루어진 3 중수(3H2O)를 사용하여 벌새가 마신 꿀물의 흐름을 추적해 보았다. 그 결과 벌새가 섭취한 물의 80%가 위장관에서 흡수된 후, 신장에 의하여 묽은 소변으로 배설됨을 알아냈다.

그러나 이 큰꼬리벌새의 큰 신장의 능력에도 한계는 있다. 예를 들면, 기온이 떨어질 때 벌새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체중을 유지할 만큼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그 이유는 먹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먹이에 포함되어 있는 많은 양의 수분 때문이다. "그들의 신장은 증가한 수분을 처리할 수 없으므로, 열양소의 흡수를 제한하게 된다"고 McWhorter 교수는 설명하였다.

많은 양의 수분 섭취를 해결하는 수수께끼에 대하여서는 해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벌새가 먹이 중에 존재하는 많은 양의 당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꿀은 30% 이상이 설탕이므로, 이 양은 벌새에게 고혈당 (사람의 경우 당뇨성 혼수 상태에 빠질 수도 있을 정도의) 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벌새는 고혈당은 고사하고 눈, 신장, 간에 아무 이상이 없을 뿐더러 당뇨성 합병증도 일으키지 않는다. "만약 벌새가 높은 혈당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게 된다면, 인간이 당뇨병 치료에 한 발작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McWhorter 교수는 말한다. / 자료제공 : 한국동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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