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홀로 1천500년 … "호위 필요" 여론

▲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
1천500년 동안 홀로 외롭게 서있던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보물 제406호·제천 한수면 송계리)이 호법신들의 종교적 호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1일 덕주사(주지 원경스님·법주사 말사)는 "이달말쯤 마애불 근처에 위치한 극락전에서 신중탱화 점안식을 함께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덕주사는 신라의 마지막 공주인 덕주공주(德周公主)가 마의태자 일행과 이곳에 들렸을 때 절을 세우고 그 이름을 '덕주사'라고 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따라서 일대 골짜기 이름도 '덕주골'로 불리우게 됐다고 사찰측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덕주사 창건과 함께 조각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덕주사 마애불은 엄청난 크기(높이 13m)와 수려한 조형수법과 달리 외진 산속에 홀로 위치, "너무 외로워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따라서 조계종 지도자들과 도내 불자들 사이에 마애불을 상징적으로 호위하기 위해 조속히 신중탱화를 봉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곧 있어 왔다. 신중탱화는 호법신들을 복합적으로 묘사한 그림으로,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수많은 불과 보살들이 등장한다.

회화적 구도는 상하 2단 중 윗부분에는 무장하지 아니한 천신이, 그리고 아랫부분은 용,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등 팔부신장을 그리는 것이 보통이다.

원경 주지스님은 "마지막 제작중이라 공개가 어렵지만 신중탱화 크기는 2x3m 정도고, 호법신은 39위가 등장한다"며 "이날 범패, 바라춤, 회신곡 등 전통 불교의식으로 덕주공주의 외로움을 달래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덕주사는 이번 주 4일 제 2회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이날 음악회에는 가수 김도향, 김범룡, 대금연주가 유기준씨, 성악가 유훈석씨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덕주사는 얼마전 요사체 상량식을 갖는 등 월악산 제일 가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템플스테이를 유치하고 싶어도 관련 시설이 없어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원경 스님은 "충주 무술축제에 참가한 외국선수들이 템플스테이를 할 수 없느냐고 자주 문의해 온다"며 "무술축제와 산사 템플스테이는 이미지가 잘 떨어지는 만큼 지자체가 행정상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조혁연 chohy@jbnews.com


■ 덕주사의 아픔
1천500여년 고찰이나 한국전쟁 대부분 소실, 마애미륵불, 우공탑 등 석조물만 남은 절터로 변했다.

덕주사가 본격적인 도약을 맞은 것은 옛 기록물 '조선 고적도보'에 실린 사진 2매의 발견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충청대학 박물관팀은 이 2매의 사진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사찰 경내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과거 덕주사는 종각이 일주문 역할을 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종루의 한쪽이 축대로 사용되는 독특한 형태로, 영주 부석사와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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