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고대 인골의 형질 인류학적 연구' 국제 학술회의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소장 신영우 교수)가 지난 1일 학내 박물관에서 이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고대 인골의 형질 인류학적 연구' 제목의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한중일 3개국 학자 6명이 등단, 형질 인류학과 관련된 다양하면서 새로운 이론을 많이 발표했다. 주제발표 1부 사회는 성정용(고고미술사학과) 교수, 2부는 김범철(〃) 교수가 맡았다.

이중 박선주(고고미술사학과)의 한민족 기원 문제를 다룬 '한반도의 고인류 문제' 발표문은 내용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대중성을 지닌 주제여서 참가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이끌어 냈다.

▲ 인류 단일지역 기원설을 나타낸 그림으로, 박선주 교수의 이날 발표는 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지금 우리들의 직접적인 조상은 누구일까' 물음에 대해서는 구석기인설과 신석기인 설이 팽팽이 대치돼 왔다.

전자를 지지하는 쪽은 ▶100만년전 한반도에 구석기인(호모 에렉투스)이 이주해 왔고 ▶그들이 체질·문화적인 진화를 거듭하면서 신석기·청동기 문화를 만들어 냈으며 ▶때문에 지금의 한국인은 순수 단일혈통이라고 주장해 왔었다.

반면 후자는 ▶16만년전 아프리카를 출발한 현생인류가 3만년 전 동북아에 도달했고 ▶이 무리 중 일부가 2만년전 한반도에 들어왔으며 ▶이때 한반도 선주민과 사이에 집단 교체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을 담고 있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여러 정황상 한반도 구석기인이 지금 우리들의 직접 조상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혀 신석기인설을 사실상 지지했다.

그는 이의 근거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자 새로운 문화전통을 지닌 집단이 북에서 남으로 이동한 증거가 나타나는 점 ▶한반도 구석기인과 신석기인은 머리뼈 형태가 크게 다른 점 등을 거론했다.

박 교수는 전자에 대해 "마지막 빙하기 후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황해가 생겨났고, 따라서 당시 사람과 동물은 한반도 북쪽을 통해서만 대륙 왕래가 가능했다"며 "이때 새로운 전통을 지닌 집단(신석기인 지칭)이 새로운 문화를 가지고 한반도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자에 대해서는 "한반도 신석기인과 청동기인은 머리뼈 형태가 단두(일명 납작머리)로 비슷하나 한반도 구석기인은 장두에 가깝다"며 "이 단두형 두개골 머리뼈는 당시 중국 동북부, 만주 사람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의 이날 언급을 종합하면 ▶한반도 구석기인과 신석기인은 종 자체가 다르고 ▶한반도 구석기인은 어떤 이유로 교체됐으며 ▶따라서 지금 우리들의 조상은 신석기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박 교수는 한반도 선사인의 다른 면도 언급, "한국인이 추운 기후에 적응하는 체질을 가진 것은 추운 곳에서 이동해 온 것이 아니라 추운 시기에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일대에 살았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사지뼈 화석을 바탕으로 당시 사람의 운동량을 조사한 내용을 언급, "상체는 오늘날 육상경기 선수의 운동량을 지녔고, 하체는 사냥·채집 집단인 호주 원주민과 같은 정도의 육체적 발달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조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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