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모두 숫놈으로 따로따로 남진

자연 방사된 월악산 산양 두 마리가 문경새재 도립공원 지역내 조령산으로 남진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러가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들 두 마리 모두는 숫놈인 것으로 나타나, 조령산 일대에 야생 산양이 서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6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 멸종위기종 복원센터(전남 구례 위치)는 "월악산 국립공원에 방사한 산양 중 두 마리(HM-07번, HM-14번) 개체가 백두대간 생태축을 따라 문경새재 도립공원 내 조령산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 발신기를 단 월악산 산양 모습이다. 지도는 산양들이 주로 백두대간 생태축을 따라 이동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단측은 "이는 지난해 4월 개체의 안정적 증식 및 근친약세를 방지하기 위하여 강원도 양구·화천 일원에서 옮겨온 산양들(10마리)이 백두대간을 따라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양이 백두대간을 따라 이동한 것은 백두대간이 한반도 생태축으로서 핵심 지역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중요한 계기로, 백두대간 산양 생태축 복원사업의 중요한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월악산 산양이 여러가지 방향 중 왜 남쪽으로 이동했을까 ▶또 능선과 계곡 중 어느 곳을 이동루트로 택했을까 ▶다시 월악산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없나 등이 궁금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 현재 위치에 정착하지 않고 속리산 방향으로 더 남진할 가능성 여부도 주요 관심사의 하나가 되고 있다.

이배근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팀장은 이에 대해 "조령산 일대에 야생 산양이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과거 조령산 일대에 산양이 서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며 "따라서 남으로 이동한 두 마리 산양이 모두 숫놈인 것은 조령산 일대에 암놈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신기 추적 결과, 숫놈 두 마리는 함께 가 따로 움직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두 마리 산양이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 팀장은 이동 루트와 관련해서는 "정황상 계곡이 아닌, 능선을 따라간 것으로 여겨지지만 정확한 동선은 아직 알 수 없다"며 "목에 달아 놓은 발신기를 회수하면 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마리 산양이 다시 월악산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남진중 월악산을 몇번 왔다갔다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현위치에서 비교적 오래 머무르고 있는 상태여서 회귀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번 두 마리 개체가 속리산 방향으로 계속 남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팀장은 "현재 일대 백두대간 생태축은 이화령 구도로에 의해 끊겨 있다"며 "이화령 구도로가 한적하기는 하지만 인공 시설물에 예민한 녀석들이 이를 건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화령 구도로에 의해 단절된 백두대간 생태축을 시급히 복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는 "지리산 반달곰에 비해 월악산 산양 방사는 비교적 성공적인 진행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월악산 산양이 속리산까지 진출하려면 이화령 구도로를 시급히 자연상태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조혁연

chohy@jbnews.com





# 현재의 이화령

속리산, 새재 도립공원, 월악산으로 잇는 백두대간 생태축으로 자연생태가 양호하게 보존돼 있다. 그러나 구도로(국도 3호선)에 의해 생태축이 단절됐다. 이밖에 구도로를 포함, 중부내륙고속도로, 현재 국도 3호선 등 3개 도로가 이화령 정상 같은 지점을 함께 통과하면서 도로 중복투자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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