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학 / 영동 황간고교장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세계 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30여 년전 미국에서 시작된 신자유주의 물결이 팩스 아메리카를 구가하며 모든 분야에서 전세계를 좌지우지 하던 터라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구촌 시대답게 우리나라 주식 시장도 요동을 치고, 환율 급등에다 내수까지 위축되어 이래저래 우리 경제 상황은 암울하기만 하다.

하와이 태생으로 투자교육회사를 창업했다고 이력을 밝힌 로버트 기요사키라는 미국사람과 그의 처가 몇 년 전에 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Rich Dad, Poor Dad)'라는 책에는 '쥐 경주 방식의 삶'을 탈피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는데, 그것을 몸소 가르쳐 준 분이 자기의 부자아빠라고 적고 있다. 그의 육신적 아버지는 하와이 교육감을 역임한 학력과 덕망을 겸비한 고급 공무원이었지만 그는 쥐 경주 방식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가난의 때를 벗어날 수 없었고 자기에게도 늘 그런 가치를 교육시켰으므로 별볼일 없는 아버지로 치부한다며, 자기 친구 마이크의 아버지야말로 자기에게 부자가 되는 비법을 전수해준 매우 의미있는 분이라서 '부자아빠'라 칭하고 존경해 마지 않는다고 했다.

쥐경주 방식의 삶이란,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 나와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생활을 비유한 것인데, 안정된 직장이란 것이, 사람을 매너리즘에 빠지게 해서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 못하는 단점이야 있지만, 우리나라 자식 가진 부모치고 어느 누구도 마다하지 않을 인생 노정인데 그런 삶을 가볍게 비웃는 데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풍요의 나라, 자유로운 나라라는 이미지 위에 '무서운 나라'가 더해졌다. 그런 미국이 지금 휘청거리고 있다.

'부자아빠'는 이렇게 지적한다. '사람들이 돈에 관한 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를 졸업하기 때문에 교육을 많이 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결국에는 금전적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는 법만 배웠지 돈이 주인을 위해 일하게 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아버지는 독서의 중요성이나 강조할 뿐이지만 부자아버지는 금융IQ의 개발에 치중한다. 돈이 부족한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인데 금융지능이 있어야 더 많은 금전적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과연 필자는 부자아빠의 비법대로 평생 써도써도 오히려 늘어날 다시말하면 '돈이 주인을 위해 일하는 단계'까지 재산을 축적했다고 자찬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가 돈 번 비법이란 게 별수없이 부동산 투기의 연이은 성공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는 책 말미에 부동산 투기 방법까지 세세히 적어놓고 있다.

오로지 돈을 위해 목을 매도록 되어 있는 그쪽 나라가 이제 그 돈창고였던 부동산이 꺼지면서 부자아빠를 꿈꾸던 많은 사람이 좌절의 나락으로 나앉게 됐다. 필자의 '부자아빠'는 진리를 감추고 얕은 술수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미국사회는 그 사술(詐術)에 떨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교총이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사 2천6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제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육과정 및 교과서의 내용 개선, 교사의 전문성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응답자들의 41.7%는 사회과목 가운데 가장 수업하기 어려운 과목으로 '경제'를 꼽았고, 경제과목 중에서 통화정책, 금융정책, 국제경제 등을 더욱 난해한 것으로 들었다.

세상이 복잡다단해 지는 만큼 경제 수업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부자아빠'의 모순과 과욕을 경계시키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삶이 더 어려워 질 것이다.

우리 가난한 아빠들 잠시나마 어깨 좀 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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