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명승지

지역 전체가 아름다운 산들로 둘러싸인 영동.

영동의 산은 소백산과 노령산맥 두 큰 줄기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그 기상이 세차고 힘이 있으면서도 금강과 어울려 부드럽고 아름답다.

영동에는 산을 타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종주를 꿈꾸게 되는 민주지산이 남동쪽 끄트머리에서 태고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고적하고 은은한 황룡사와 달과 사람의 마음이 머무는 한천팔경을 목전에 두고 있다.

# 민주지산백두대간 자락의 민주지산(해발 1천242m)은 멋진 산이다. 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 등 3도 3시·군을 품고 있다.산악지형인 우리나라에서 1천200m가 넘는 산은 많지만 이 산이 산악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산의 등뼈가 듬직하기 때문이다.이 산을 뚫고 지나는 주능선의 길이가 15㎞에 달하는 데 주봉을 중심으로 각호산(1천176m), 석기봉(1천200m), 삼도봉(1천176m) 등 곧게 선 산들이 늘어서 산세가 무척 장쾌하다. 삼도봉에서 각호산까지 4개 봉우리를 지나는 구간은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코스다. 민주지산 전경
처음 민주지산을 찾은 사람이라도 원시림과 같은 산의 자연미에 매료돼 감탄을 연발한다. 각 시·군에서 정비한 등산로는 편안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삼도봉 정상에서는 매년 10월 10일이면 3도 3시·군민들이 만나 화합 행사도 갖는다. 1989년 시작된 이 행사는 주민화합, 공동발전 등을 목적으로 3개 시·군 문화원이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

이 산이 끼고 있는 '물한계곡'은 원시림이 잘 보존돼 있고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는 지역 내 손꼽히는 생태관광지다. 봄에는 산 능선의 진달래,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과 시원한 계곡물, 가을에는 형형색색 붉게 물든 단풍, 겨울에는 눈꽃 설경으로 사시사철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 산 중턱에 자리한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휴양림이다. 생활 속에 찌든 몸과 마음의 때를 씻어내기에 적격이다.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 등 정갈하고 조용한 숙박시설 외에 3동의 황토방이 있어 맑은 공기를 한껏 마시며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야영데크, 오토캠핑장, 삼림욕장, 맨발숲길, 임도를 활용한 MTB(산악자전거) 코스 등이 잘 정비돼 편안하고 즐겁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행자부 지역자원 경연대회 전국 100선에 선정된 도마령(840m)은 이 산을 찾는 이 들의 또다른 볼거리다.

# 황룡사

황룡사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민주지산을 오르다보면 등산로 바로 좌측 입구에 위치해 있다.

대웅전을 비롯해 요사 2동과 산신각이 있고, 경내에는 대웅전 앞에 석등 2개, 7층 석탑 2개, 연화대 석조입불살 등이 있다.

또 대웅전 뒤 동편 뜰에는 둘레 5m, 높이 2m나 되는 큰 바위가 2개 있고, 요사 앞에도 큰 바위가 있어 장군바위라 불려왔다.

황룡사 이 바위로 인해 이 계곡을 뛰엄박골이라고도 하는 데, 이는 옛부터 한 장군이 이 바위 앞에서 앞바위로 뛰면서 무술을 연마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상촌면 물한리 물한계곡 안에 있던 신구암이란 절을 복원하는 의미를 담고,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전북 무주 등 3도 3시·군이 만나는 삼도봉의 정기를 받아 민족화합과 남북통일, 국태민안 성취란 서원아래 지난 1972년 10월 1일 창건했다.절 이름은 물한계곡 깊은 곳에 위치해 봉황황(凰), 용용(龍)자를 썼고, 좌청룡, 우백호라는 협시의 기운을 대신하게 했다. 창건주는 성 사명화(1920)이다.물한계곡의 맑은 물과 더불어 이 절은 지역주민은 물론 수많은 관광객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정신적 안식처 역할을 하고있다.환경오염과 스트레스에 지치고, 가치관 혼돈으로 헤매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인생 안내자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한천팔경황간에서 서북방으로 2㎞. 백두대간서 살짝 빠져나온 산맥이 민주지산에서 북으로 잠시 올랐다가 황간면 원촌리에 이르러 만들어 놓은 봉우리가 월류봉이다.깍아 세운 듯한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한천팔경이라 부르는 데,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 한천팔경
산 아래로 금강상류의 한 줄기인 법화천이 흐르고, 깨끗한 백사장, 강변에 비친 달빛이 아름다워 양산팔경에 견줄만 하다.

월류봉은 절벽이 공중에 솟아, 높고 수려하며 그 봉우리에 달이 걸려 있는 정취는 정말 아름답다. 깍아 세운 듯한 월류봉 밑을 맑은 물이 휘감아 돌아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달님도 쉬어간다는 층암절벽의 월류봉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한천정사를 지어 이곳에서 강학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며 동국여지승람에서부터 비롯된다. 이 문헌의 기록은 심묘사의 사내팔경으로 기록돼 있다.

한천팔경은 월류봉, 화헌악, 용언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 등으로, 월류봉 밑 일대의 절묘한 산수를 가리킨다.

김국기 / 영동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