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난희 / 청주보호관찰소 집행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졌고, 고달프게 느껴졌던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과 오늘을 살아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힘든 적이 있었다.

주말이면 잠에 취해 무기력과 싸워야 했고, 회사에서는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해 능률은 떨어졌으며 직장동료들과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행복이란 어떤 의미인가. 나의 삶은 왜 이다지도 힘겨울까. 이런 정답을 찾기 힘든 질문들에 고민했고 중풍으로 쓰러지신 어머님 병간호, 무엇 하나 이루어 낸 것이 없어 오는 불안감, 꿈과 희망은 호반 위의 걷혀지지 않을 것 같은 안개에 휩싸여 오로지 절망만이 끓어올라 숨막히게 했다. 그런 와중에 남편이 마라톤을 권유해 시작한지 벌써 2년째를 맞았다.

봄에는 무심천, 가을에는 대청호반 5km 대회를 1위와 2위로 골인했다. 마라톤에 있어 순위를 매긴다는 것이 어쩌면 무의미 할 것 같다.

매번 나가는 마라톤 대회이지만 대회마다 긴장을 늦출 수 없고 연습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짧은 거리조차 달리기 부담스럽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하면 나는 멈출 수가 없었고, 누워계신 어머님의 고통을 생각하노라면 잠시 걸으며 쉰다는 것조차 죄스러웠기에 힘찬 발걸음을 계속하다보면 결승점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한다.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는 아이와 남편의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섬광이 비쳐 머릿속을 깨끗이 씻어주는 깨달음이 있었다. 겸손과 성실을 가르쳐주는 운동, 바로 마라톤인 듯 하다.

'그래 멈추지 말자. 힘들면 걸어가더라도 포기하지만 말고 끝까지 가보자' 숨이 차오르는 어려움 속에서 인내심을 배웠고, 열정 가득한 생동감이 가슴속에 타오르게 하는 마라톤은 내 삶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었다.

이제 내안의 외침은 '나는 살아있다. 달릴 수 있는 지금 진정 행복하다.'라고 울려 퍼진다.

'그대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한다. 나의 심장은 튀어나올 듯 힘찬 박동을 하고 있으며, 행복을 위해 살고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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