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월악산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덕산면에 우뚝 솟아 있는 월악산.

주봉인 영봉(靈峰)의 높이가 무려 1천94m.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삼국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 일컬어졌고,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이 곳에 궁궐을 지으려다 무산되어 와락산이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월악산국립공원의 가장 남쪽에 있는 포암산(布岩山·962m) 부근에서 북쪽으로 갈라져 나온 지맥의 끝부분에 솟아 있으며, 만수봉(萬壽峰·983m)을 비롯해 많은 고봉들이 있다.

정상의 영봉의 암벽 높이만도 150m나 되며, 이 영봉을 중심으로 깎아지른 듯한 산줄기가 길게 뻗어 있다

청송(靑松)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능선을 타고 영봉에 오르면 충주호의 잔잔한 물결과 산야가 한눈에 들어와 가을철 산행지로 그만이다.



# 중봉·하봉 두형제 거느린 영봉

월악산은 네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송계쪽에서 바라보면 영봉과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행진이 장엄하다.

맨 오른쪽 영봉은 100여m나 되는 깎아지른 벼랑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중봉과 하봉, 두 형제를 아우른다.

덕주골에서 덕주사와 마애불을 거쳐 오른 능선 상에서 만나는 영봉은 또 다른 모습이다.

점점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 봉우리는 사람들을 한번에 압도하는 힘을 뿜어낸다.

헬기장을 지나 능선 안부에 이를때쯤이면 탐방객들은 자연히 영봉을 우러러보게 된다.

하늘을 향해 끝없이 수직으로 솟은 듯 한 봉우리, 영봉을 제대로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수시로 쏟아지는 낙석은 가까이 갔던 이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드니 그만큼 위협적인 봉우리도 드물다.

해질녘 신륵사 길을 벗어나 덕산쪽에서 만나는 영봉은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거대한 바윗기둥으로 솟아 보는 이들은 발기한 젖꼭지 같다고도 하지만 영봉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표현은 못된다.

그곳에서 영봉은 둥글둥글한 수십개의 능선을 거느리고 마치 하늘을 향해 마련된 신성한 제단처럼 솟아 있기 때문이다.

#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도 제각각

월악교를 건너 36번 국도로 가다보면 등나무 쉼터가 나온다.

여기서 보는 월악산은 이제 막 먼 바다를 향해 출항하려는 듯 한 거함의 선수(船首)와도 같다.

늦가을 저녁 잔잔한 호수의 수면으로부터 정직하게 솟아오른 산은 더 더욱 높아 보인다.

백두대간 대미산에서부터 서쪽을 향해 달려온 큰 줄기가 마골치에서 갈라져 북서쪽 만수봉으로 그 도도한 정기를 이어갔으니 동달천과 광천이 합류하여 빚어내는 두물머리 강가에서 월악은 정녕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여러개의 모습을 가진 월악산이라 해도 최소한 제천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가장 정다운 모습으로 다가오곤 한다.

청풍호를 지나 경북 봉화재를 넘으려면 산너울 위로 솟은 자태는 김포나 일산, 효자리 쪽에서 보는 삼각산과도 흡사하다.

누워있는 미인의 옆모습 처럼 콧날 오뚝하게 솟은 영봉이며, 입술과 턱선으로 선명한 중봉, 하봉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정다운 마음을 갖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정작 덕산이나 한수 땅에 들어서면이제까지 보아왔던 그러한 자취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 동서남북 등산로가 네갈래

월악산은 동서남북 네방향에서 올라갈 수 있다.

동쪽으로는 덕산면 월악리 덕산탐방지원센터에서 신륵사를 거쳐 오르는 길.

서쪽으로는 한수면 소재지 부근 동창교 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는 길.

남쪽은 덕주골 덕주사와 마애불 거쳐 오르는 길이다.

이 세곳은 산불예방 기간 중에도 개방되는 등산로다.

만수휴게소에서 만수봉에 올랐다가 암릉을 거쳐 월악산 960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대단히 험하나 흡사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 같아서 전문 등산인들이 많이 찾는다.

무려 7시간 이상 걸리는 힘든 코스라 로프 등 적절한 안전장비를 갖추고 암릉 등반 경험자가 꼭 함께 가야 한다.

월악산 등산로 가운데 가장 쉬운 길은 동창교 탐방지원센터에서 능선 안부까지(2시간 40분) 올랐다가 영봉에 오른 후 신륵사로 하산하는 코스다.

동창교∼신륵사 코스는 변화는 별로 없지만 계단이 대부분인데다 급경사를 이룬 덕주사 쪽보다는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영봉 오르는 길은 100여m 이상 90도로 치솟은 암벽을 한바퀴 돌아서 오르는 급경사 계단의 연속이다. 서병철 / 제천



◇ 오르는 길

▶덕주사 방면 : 덕주사∼영봉∼신륵사(산행시간 4시간 25분)
· 덕주골휴게소(25분)- 덕주사(30분)-마애불(1시간)-960봉(20분)-헬기장(50분)-영봉(40분) -능선갈림길(40분)-신륵사

▶보덕암 방면 : 보덕암~영봉 (산행시간 2시간 5분)
· 보덕암(5분)- 보덕굴(1시간)-하봉(1시간)-영봉

▶동창교 방면 : 동창교~영봉 (산행시간 2시간 55분)
· 동창교 탐방지원센터(5분)-자광사(2시간)-산불감시초소(50분) -영봉

▶신륵사 방면 : 신륵사~영봉 (산행시간 2시간)
· 신륵사(50분)- 국사당(10분)-능선(1시간)-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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