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성·건강 등 고려 … 학생들 선택권 보장되길

이른 아침 등굣길,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지를 입고 학교로 향하는 여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 동안 대부분의 학교는 여학생 교복의 경우 치마를 원칙으로 하고,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에만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동복으로 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규정해 왔다.

그러나 '춘, 추, 동절기 학생들의 보온 및 자유로운 활동과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희망자에 한해 교복바지를 착용케 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최근 동복의 경우는 물론, 춘추복 착용의 경우도 치마와 바지 중 하나를 선택해 입을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하는 학교가 생겨나고 있다.

인근 대전시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입학 때부터 바지 교복을 입는 여학교가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고, 서울 한가람 고등학교의 경우는 몇 해전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협의를 통해 여름 교복을 실용성 있는 칼라가 달린 면 티셔츠에 반바지로 변경하였다.

사실, 이런 현상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일과를 살펴보자. 아침 8시 전 등교, 오후 4, 5시까지 이어지는 학교생활 중 체육과 무용 시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지내지 않는가.

특히, 충북지역 처럼 저녁식사 후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하루 12시간이 넘는 동안 여학생들이 치마를 입고 불편한 채 학업에 정진해야 하는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 치마를 입으며 속옷을 제대로 챙겨 입지 않으면 특정 질환 등 여성으로서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전문의는 조언한다. 그리고 실제 바지교복을 입고 있는 여학생들은 "책상에 앉아 있을 때도 편안하고, 쌀쌀한 날씨에 스타킹 하나만을 신어야 하는 치마에 비해 정말 따뜻해서 좋다"고 말한다.

사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2∼30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이나 일반 회사의 여직원의 경우 치마만 입는 규정을 정해놓고 임신, 출산 시에만 바지를 입도록 허용하는 불합리한 규정이 있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했다. 좀 더 활동적이고 실용적이며 건강상의 측면에서도 여학생들이 바지 교복 착용은 확대되어야 한다. 향후 치마만을 고집하는 여름철 하복의 경우도 활동성과 여성으로서의 건강 등을 고려해 바지로 교복을 입을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길 바란다. / 송성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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