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천 모녀 살해범 2년전 부모도 살해

부모를 불태워 죽이고 아내와 딸까지 무참하게 살해한 김모(42)씨는 과거 범죄전력이 하나도 없는 내성적인 성격의 평범한 가장이었다. 그러나 잔인하고 치밀한 범행수법을 보면 경찰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당초 김씨 부모가 숨진것은 단순자살사건으로 묻힐뻔했다. 신병을 비관해 동반자살한 것으로 결론이 난 상태였다.

하지만 김씨의 범행이 드러나면서 2년전 부모살해의 귀중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경찰이 한달여 전 "담을 넘어 골목 안으로 달아나는 사람을 봤다"는 제보를 받고 재수사를 벌이던 상황에서 김씨에게 화재 당시 행적 등을 집요하게 추궁하자 자백한 것이다.

무엇보다 타살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제보자를 확보한 것도 큰 힘이 됐다.

김씨가 잇따라 패륜적인 범죄를 저지른것은 '빚'과 '가정불화'때문이었다.

김씨는 부모를 죽인뒤 이 집을 담보로 4천만원을 융자받고 2천만원에 세를 놨지만 소주방과 다방등을 운영했던 아내의 잇따른 사업실패와 낭비벽 때문에 1억원이 넘는 부채를 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부부간에 불화가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살해된 부인이 1억원짜리 생명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금을 노린 범죄나 치정이 개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충청대학 경찰행정학과 김용희 교수는 김씨의 흉악범죄에 대해 "무언가에 올인했지만 실패했을 때 오는 허탈감, 자신감 상실 등이 패륜범죄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총각시절 차곡차곡 모아놓은 돈 1억원을 부인이 잇단 사업실패로 날리면서 결혼, 부인, 사업 등에 올인했던 김씨가 부모집에 불을 질러 부모를 살해해 일부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했고,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렵자 무기력함에 부인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이들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면서 "평상시 작은 것에 상처를 잘 받아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가 한번에 폭발하는 성격으로 자신보다 약한 노부모, 어린 자녀, 여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의 공통점이 범죄전력이 없고 내성적 성격의 이들이 많다"면서 사회에서 이들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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