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중기청 기업애로신고창구 이용

지역중소기업을 살리자

글 싣는 순서

① 중기 자금난 헉헉
② 말로만 지원 은행 문턱 여전
③ 선심성 정책 현장 무용지물
④ 막힌 중기대출 해법없나


금융위기가 국내 실물경제를 강타하면서 지역 중소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중 은행들이 금고문을 걸어 잠그면서 자금난에 내몰린 지역 중소기업 '돈을 빌리는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충북본부, 충북중소기업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돈 빌리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업체 대표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중소기업인들이 자금확보와 관련해 겪고 있는 대표적 어려움은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제출해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

◆소액 보증서 최대 활용= 이에 대해 은행 지점장들은 "현재 자금 여건상 1억원 이상 대출은 지점장 선에서 처리하기 어려운데 3억, 5억원 짜리 보증서를 받아오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해법은 '큰 것' 한 장보다 1억원 이하의 소액 보증서를 여러 장 발급받아 거래 금융점포 수를 늘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상호저축은행 두드려라= 점포망이 많고 지역에서 중추적인 기능을 하는 은행들은 중기 대출과 관련,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했지만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지역상호저축은행에서는 "우리는 여력이 있다. 조건만 맞으면 대출여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자치단체·경제단체를 활용하라= 청주시와 충북중기청은 최근 '기업애로 신고창구'를 개설했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찾아오면 가능한 범위에서 도와주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금융기관을 겨냥하고 있다. 갑작스런 대출중단이나 자금회수 등의 사례가 접수되면 시에서 직·간접으로 나서거나 압박하겠다는 의도이다. 청주상의도 이런 사례가 있으면 기업의 편에서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지역기업 살릴 지원책은= 충북도와 충북중기청은 지금의 위기를 외환위기 수준으로 전환함으로써 자금 지원 대책 마련에 총력전을 전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을 찾아가서라도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할 수 있는 건 바로 지원해주는 체제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처럼 중소기업 자금지원 프로그램이 마구 쏟아지고 있지만,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내용도 복잡해 오히려 효율적인 지원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은행이 중기대출을 거부하는 핑계로 악용되기도 한다. 중소기업이 특정 대출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다른 부서에서 운용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보라고 떠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지원책이 마구 쏟아지다 보니 은행원들조차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굵직한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만 해도 ▶일반대출 ▶키코 손실 기업을 위한 패스트 트랙(fast-track) ▶유동성 지원을 위한 패스트 트랙 ▶국책금융기관 공조지원 프로그램 ▶워크아웃 프로그램 ▶채권은행 협약을 통한 지원 ▶정부부처 정책자금 등으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런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대출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중소업체들은 "정부가 키코 피해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일일이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다 보니 지원책은 많은데 실제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중소기업 관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하는 한편 중소기업이 종합적인 상담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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