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병학 / 충북새교실회장
학생들이 잘못해 따끔하게 야단치는 교사에게 학생들은 욕하고 대들면서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하는 교실현장을 수기 형식으로 묘사한 책자가 발간돼 충격을 주고 있다.

책명은 서울 서래초등학교 김영화(55) 선생님이 쓴 '지금 6학년 교실에서는…'라는 수기 형식의 책자이다. 저자가 한 학급의 학생들보다 학년의 많은 학급의 현장을 매일 순회하면서 영어 교과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쓴 책이기에 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중등교육법에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신해 학생을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기에 선생님들은 자식처럼 학생들이 바르게 행동하도록 학습지도를 해야 한다.

수업 중 학생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인해 교사의 수업권을 비롯한 교권이 훼손되어서도 아니 되고, 소수 학생의 행동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해서는 안된다.

책을 쓴 김영화 선생님은 "체벌 없이 학생들을 지도해보려는 선생님의 눈물겨운 노력은 6학년이 되면서 그것을 이용할 줄 아는 영악한 학부모와 말썽쟁이들의 힘에 밀려 빛을 잃습니다."라는 말로 학생 지도에 얼마나 고통과 어려움이 있는가를 실증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김 선생님은 6학년 학생들을 '공공의 적', '숨은 보석들', '건들건들파', '열쇠파'로 나눌 수 있으며 이 중 교사의 교육적 지도와 수업을 방해하는 '공공의 적'에 해당하는 학생은 5%정도 라고 한다.

김 교사는 체벌금지 조치가 강화되면서 교실의 5% '문제아'들과 20%의 '건들건들'파 학생들이 공공연히 교사를 웃음거리로 만들며 수업 분위기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댄다고 했다.

"동료교사들이 '실제 상황은 (책 내용보다) 더 무섭다'고 전한다"면서 "규정을 어기고 막 나가는 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까지 호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 8월말 평생을 몸담은 교직에서 정년 퇴임을 했다. 같은 날 퇴임한 동료교장 18명과 동기생들 10여명이 등산을 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학교운영이 불안하고 어렵다며 퇴임을 하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고 이구동성이면서 오늘날 학교현실의 어려움을 자주 토론한다.

요즈음 학교마다 정규수업만 끝나면 학생들이 학원차로 달려가고 학생들이 학원에서 매를 맞으면 대부분 가정에서는 조용히 있다. 그러나 학교 선생님에게 한 대라도 매를 맞거나 벌을 받는다면 욕설은 기본이고 상급기관, 언론 등에 고발한다고 으름장을 부린다. 이래서야 한국교육이 올바르게 갈 수 있을지 정말 답답하다.

학교교육이 이렇게 바닥을 헤매는데도 지난 3일 민노당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체벌을 금지하고, 정규수업 이외의 교과수업 또는 자율학습 등의 명목으로 정규 수업 시간 이전에 등교시키는 행위, 추가학습이나 자율학습을 강요하는 행위, 학생 두발·복장·개인소지품·일기를 검사하는 행위 등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사항으로 포함하고 있다.

물론 선생님들은 교육적인 체벌과 폭행은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학생의 안전과 본분을 벗어나지 않도록 교육적 지도조차 학생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매도해서는 결코 안 된다.

'지금 6학년 교실에서는…'라는 책을 온 국민들이 읽고 앞으로 학교교육 현장에 진정한 관심과 열정을 쏟아주기 바란다. 경제위기가 닥쳐올 때 이 나라 제2세 교육을 위해 교육재정을 보다 많이 확보하는 정책, 교권을 높여줄 수 있는 정책, 학교 내에서 교원들끼리 화합, 사랑하면서 오로지 학생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법안들을 제정등 인재 양성 교육정책에 국회의원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힘을 합치는 그 날을 손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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