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정 /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미동산수목원은 2001년에 개원한 충북 도립수목원으로서 올해로 조성 7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목원의 역사는 1907년 창경궁에서 시작해 1922년 홍릉수목원의 설립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다 1967년 서울대에 관악수목원이 설립되고, 3년 뒤인 1970년 천리포수목원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발전을 이루어왔다.

이어 일반인들의 자연에 대한 관심의 증대와 여가시간의 확대, 교통 환경 등의 개선 등으로 인해 1980년대 이후 국공립 수목원 및 사립수목원의 조성으로 급격한 양적 성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내외적 여건변화와 수목원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목원 및 식물원의 조성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지역적 편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충북의 경우 지역민의 욕구에 부응할만한 수목원이 미비하기 때문에 미동산수목원에 거는 지역민의 기대와 역할은 자못 크다 할 수 있다.

이렇듯 미동산수목원이 휴양과 교육의 기능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는 도내 유일의 도립수목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미동산수목원의 경우 외부적으로는 도립수목원으로서 연구와 교육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인식돼야 하며, 내부적으로는 휴양과 체험의 공간으로서 방문객들에게 기능적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재인식돼야 할 것이다.

미동산수목원의 경우 최근 한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 동안 주말의 경우 수목원 추산 1일 약 1만 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명소화되어 있다.

1일 적정 관람인원이 3천명에서 최고 4천명 정도임을 감안할 때, 현재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수목원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현재 무료라는 조건과 속리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관광버스 승객들이 점심만 먹고 가는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미동산수목원의 경우 1차 이용권이 청주·청원지역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타 지역은 인근에 국공립, 사립형태의 수목원 또는 식물원이라는 대체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말의 경우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타 지역사람들로 인해 청주·청원지역 관람객의 이용이 현저하게 제약받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핵심은 거기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은 그리 많지 않다. 그중 하나가 수목원 유료화 방안이다. 이는 우선 무분별한 수목원 이용객을 통제하는데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시행 초기에는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수목원이 공공재이므로 수요자 부담원칙에 따라 관람료를 지불해야한다는 점, 종의 보전이라는 수목원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적정 관람객 수의 유지와 종의 보전이란 두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유료화 방안에 대해 가장 부담이 되는 경우 역시 청주·청원권역의 이용객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에게는 할인 폭을 크게 책정하거나 청소년, 노약자, 장애인에 대한 징수액을 차별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장기 이용자에게는 미국의 국립공원 경우처럼 연간이용권을 발행 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한 사안이다.

한편 수목원의 원래의 기능인 식물 종의 보전과 연구, 교육 등의 기능에 역점을 두는 한편, 휴양과 레크리에이션 기능에도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료화 이후 관람객들이 수목원의 눈에 띄는 변화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관람료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목원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도내 유일의 도립수목원이라는 특수성에 걸맞는 지역민의 지속적인 수요와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유일하고도 효율적인 처방이 될 것이다. 정연정 /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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