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사촌인 '남생이' 출현 巨石에서 '일광욕'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을 벌인 청주 무심천에 놀랄만한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그 변화가 지천이 아닌 시 중심지를 통과하는 대형 하천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30일 청주시 수질관리과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2~2007년 기간 동안 135억원의 예산을 들여 무심천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을 추진했다.

무심천은 그 이전까지 검은 폐수가 흐르고 악취가 진동하는 등 이른바 '도시의 하수구'로 전락, 생태적 기능을 거의 상실함은 물론 청주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 무심천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복원되면서 타 지자체의 집중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건강성을 되찾은 무심천 가을 풍경 모습.

그러나 시가 이 기간 동안 사행수로, 하중도, 거석, 여울, 징검다리 설치와 습지원, 어도 조성 등의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한 결과, 수계 전반에 걸쳐 놀랄만한 생태복원 현상이 속속 관찰되고 있다.

지역 생태 전문가들은 그 놀랄만한 현상으로 수질이 1급수로 향상된 것 외에 ▶모래톱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검정말 붕어말 등 침수식물이 다시 출현했으며 ▶거석이 조류와 남생이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점 등을 지목하고 있다.

이밖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작은 내(川)가 홍수시에는 물고기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고, 또 여울이 조성된 후 수서곤충 개체수가 급증한 점도 긍정적인 생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상준 전 충북대 교수는 "사행천의 모래톱은 퇴적, 유속의 영향 등이 반복되면서 미세하나마 스스로 이동을 한다"며 "모래톱이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하천의 보증수표와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정말, 붕어말이 자라면 수서곤충이 자연스레 많이 몰려들고, 이것이 다시 작은 물고기를 부르면서 종의 다양성이 급속히 확산된다"며"바로 무심천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무심천 중간에 군데군데 놓인 거석(巨石)을 언급, "처음에는 새들만 이곳을 휴식처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자라 사촌인 남생이가 일광욕을 즐기는 장면도 자주 관찰되고 있다"며 "도심하천에 남생이가 사는 것은 전국 도심하천 중 청주 무심천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충북 환경운동연합 염우 사무처장은 올 상반기 무심천 환경에 맞게 설치된 수제(水制·spur dyke)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무심천 수량이 비교적 적음을 고려, 말발굽 모양의 얕은 수제를 양안에 잇대어 쌓고 그 위에 버들가지를 심었다.

그 결과, 이 수제가 물고기 인큐베이터(산란처), 자연 어항, 홍수시 물고기 피난처 역할 등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호 하천관리담당은 "무심천 성공이 소문이 나자 전국 지자체에서 많이 견학을 오고 있다"며 "특히 견학 온 공무원들은 무심천이 작은 지천이 아닌,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이라는데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물계와 달리 식물계에서는 무심천 토종식물과 외래식물 사이에 일대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돼지풀, 가시박 등 외래식물이 양지인 개활지 침입, 자기 영역을 확대하면서 갈대, 억새, 강아지풀, 돌피 등 무심천 토종식물 사이에 생존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김 담당은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는 이들 외래식물은 종자를 많이 생산하는 등 워낙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에는 이들 식물에 대한 대대적인 퇴치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송창희

■ 수제는

일반에 다소 생소한 이름인 '수제'는 본래 계류 공작물의 일종으로 물 흐름을 조절, 저수로 양안 구조물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물줄기가 제방에 충돌하는 것을 막고 물흐름을 완만하게 해서 토사를 침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저수로의 너비를 일정하게 제한해서 적당한 수심을 유지지키기도 한다.

■ 무심천우점종과 아우점종

지점우점종아우점종
상류(청원군 문주리)피라미밀어
상류(청원군 병암리)피라미버들치
중·상류(청원군 은행리)피라미얼룩동사리
중류(청원군 고은리)피라미붕어
중·하류(청주시 영운동)피라미납자루
중·하류(청주시 운천동)피리미끄리
하류(청주시 문암동)납자루피라미


■ 계절별 조류

계절조류
봄·여름흰뺨검둥오리, 붉은머리오목눈이, 쇠백로, 대백로, 중백로, 참새, 원앙, 멧비둘기, 까치
가을·겨울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쇠백로, 왜가리, 붉은머리오목눈이, 참새, 박새, 쑥새, 노랑턱멧새, 까치
특이 사항※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미호천 합류부~흥덕대교
●원앙: 방서교~지북동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방서교~지북동
●말똥가리: 방서교~용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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