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연국 / 충주대학교 교수       
벨기에의 극작가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베르나르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를 어린 시절에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치르치르와 미츠르 남매에게 마법사 할머니가 찾아와 병든 딸이 갖고 싶어 한다며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오누이는 자신들이 파랑새를 찾아주기로 하고 길을 떠난다. 이 곳 저 곳을 헤매며 파랑새를 찾아다니지만 결국은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와 늘 옆에 두고 기르던 파란 비둘기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파랑새였음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는 희망이라는 파랑새를 찾아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치르치르와 미츠르 남매가 파랑새를 찾아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추억의 나라나 행복의 나라에 파랑새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찾아 나선 것이다. 행복의 나라에서도 못 찾으면 미래의 나라에서는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찾아 온 할머니에게 파랑새를 찾아주기로 마음먹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여 한 해를 보냈다. 경제 살리기를 기치로 내걸고 출현한 정부다. 나는 묻고 싶다. 경제 살리기의 희망은 보이는가? 우리의 파랑새를 찾아서 어디로 떠나야 하는가?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믿음이라도 우리에게 있는가?

1년 전 우리 국민은 경제 살리기를 선택했다. 높은 소득 수준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잘 살 수 있도록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우선한다고 여기는 이들이 다수였다.

이에 부응하듯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기치로 실용정부를 주창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금융경제위기를 탓하고 싶을 것이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경제전문가들의 집합체라면 오히려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호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기는 게 상례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실용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이제 나를 도왔던 사람들의 제한된 인력풀에서 벗어나야 한다. 좌파니 우파니 하는 이념으로부터도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헌법 준수를 선서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는 헌법이다.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이명박 정부가 주창한 진정한 실용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연설에서 "비상경제정부를 구축해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하고, 민생을 촘촘히 살피는 따뜻한 국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09년은 비상경제정부 체제로 나가겠다며 출범부터 추진해 온 규제개혁과 공기업 선진화, 교육개혁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천명했다.

대통령은 또한 "위대한 우리 국민은 숱한 위기를 딛고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면서 "2009년이 대한민국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선진일류국가로 가는 초석을 닦은 해로 기록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아마도 우리 국민 모두는 대통령의 신년사대로 대한민국의 경제가 다시 일어서는 기축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할 것이다.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질서 속에서 경제위기 극복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국민은 파랑새가 바로 앞에 있다는 희망을 붙들고 어려움을 헤쳐 나갈 것이다. 류연국 / 충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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