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훈 · 진천주재
조직의 수장(首長)이 형식과 격식을 파괴하는 행보를 하면 구성원들은 일단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특히 수장의 진의는 물론 개인적 성향까지도 파악해 일정정도 업무에 반영시키는 등 지휘계통이 명확한 경찰조직의 경우 더욱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2007년 부임한 박종환 전 청장은 꼿꼿한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조용히 지구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조직내부의 결속과 당당한 경찰을 추구했다.

이춘성 전 청장은 초도순시를 하면서 업무보고 대신 아파트 상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외국인 고용지원센터를 찾아 외국인 인권에 관심을 보이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신임 박기륜 충북지방경찰청장의 특강이 지역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직 인터폴(Interpol·국제형사경찰기구)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국내 대표적 외사통인 박 청장이 일선서를 방문하면서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직원들에게 '국제경쟁시대 한국경찰의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지난 2일 진천서를 방문한 박 청장은 특강을 통해 "글로벌 시대를 맞아 경찰조직도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인식하고 국경을 초월해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년간 충북경찰은 독특한 업무 스타일의 수장들을 거치면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꾀해오고 있다.

박 청장은 직원들에게 또 새로운 마인드를 원하고 있다.

그가 원하는 '한국 경찰의 비전과 전략'은 조직내부에 글로벌 시대를 대비하자는 자생적인 분위기일 것이다.

물론 과학 수사를 통해 민생치안을 확립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국제적인 능력과 감각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경찰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국경을 넘어 생활하는 지구촌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경찰로 거듭나는 충북경찰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유승훈 · 진천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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