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부활 기리며…' 천주교, 9 ~ 12일 聖三日 의식

천주교는 4월12일 부활절을 앞두고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성삼일' 의식을 개최한다.
사순시기의 마지막 관문인 성삼일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동시에 사순 저금통 '사랑의 쌀 한줌 모으기' 등 사순시기에 실천해 온 이웃사랑의 결실을 모아 봉헌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세족례와 주님미사, 주님수난예절 등의 전례가 거행된다.

성삼일 예식은 신약성경의 4개 복음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류의 속죄를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은 구약성경에 누차 예언된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그 예언대로 예수는 죽음을 맞이하는 전날 저녁, 열두 제자들과 모여 최후의 만찬을 나눈다. 이때 예수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내어줄 몸과 피"로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떼어주었으며 그들의 발을 씻김으로써 겸손의 모범을 보였다. 가톨릭 신자들이 하는 영성체나 성목요일의 발씻김 예식인 세족례는 여기서 비롯되었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삼일은 1년의 중심이자 절정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부활신앙이고 부활의 전제는 그리스도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성삼일 전례는 전 세계 모든 성당에서 똑같이 거행되며, 신심 깊은 신자들은 성삼일 전례와 묵상기도를 특화시킨 3박4일 성삼일 전례피정에 참가하기도 한다. 성삼일은 성목요일날 주님 만찬미사로 시작해 사제들이 신자들의 발을 씻기는 발씻김 예식을 한다. 하나님의 종인 사제들도 몸과 마음을 낮추고 신자들을 섬겨야 함을 의미한다.

▲ 가톨릭교회에서 수난주간(受難週間)의 목요일에 행하는 의식으로 사제들이 신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례가 행해지고 있다.
이렇게 주님 만찬미사가 끝나면 밤샘기도인 성체조배가 시작된다. 이 기도는 죽음을 앞둔 예수의 번민과 고통에 동참하려는 것으로, 성금요일 예식이 시작될 때까지 계속된다. 성당마다 신자들이 교대로 드나들며 밤새도록 불을 켜고 기도하는 모습은 이날에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다음날인 성금요일에는 미사대신 주님 수난예식을 거행한다. 예수가 숨을 거둔 오후 3시 무렵 사제와 신자들은 조용히 성당에 모여 예수의 수난기를 읽고 기도한다. 이어 십자가 경배때 사제는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라는 그리스도교의 대표 상징인 십자가에 경의를 표한다. 수난예식이 끝나면 교회는 침묵에 잠긴다. 예수가 무덤에 있는 동안 미사를 비롯한 모든 예식이 중단된다. 이 침묵은 성토요일의 해가 지고 어둠이 빛을 기다릴때까지 계속된다.

토요일 밤의 부활성야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1년중 가장 영광스러운 시간이자 세례 받던 날의 첫마음으로 돌아가는 때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빛을 상징하는 부활초에 불을 붙이고 신자들은 부활초의 불씨를 각자의 초에 나누어 붙이며 어둠을 밝힌다. 이날 미사에서는 성경에 기록된 인류 구원의 역사를 읽는다.

성가대는 사순시기 동안 삼갔던 기쁨의 노래 대영광송과 알렐루야를 웅장하게 노래하고, 신자들은 빛 속에서 세례서약을 갱신하며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사명을 되새긴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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