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정 /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올해로 청남대 개방 6주년이 되었다. 남쪽의 청와대라는 대통령 별장으로서의 차별적 이미지는 이제 중부권의 대표적인 대청호변 경관을 갖춘 관광지 이미지로 바뀌었다.

청남대의 봄과 가을은 특히 다른 계절 보다 느낌이 좋고, 볼거리도 풍성하다. 올해 봄꽃축제가 지난 4월 18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청남대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중국전통예술공연 등 문화예술관련 공연 및 TV드라마체험, 그리고 어린이사생대회 등이 기획행사로 추진되고 있다.

충청북도에서는 그간 청남대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단순한 관람객수 증감 여부로 판단하는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결코 녹녹치만은 않다. 전체적인 관람객수의 절대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당연히 입장료수입 역시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전임 노대통령이 기거하고 있는 봉하마을에는 평일에는 800~1천명, 주말에는 약 4천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하던데…

20여년 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던 청남대가 일반에게 개방된 2003년 당시 100만 관람객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청남대가 자칫 애물단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초창기 신비주의에 쌓여있던 청남대의 이미지가 방문객들을 통해 점차 벗겨지자 청남대의 신비성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와 함께 관람객의 급감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닥쳐 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청남대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대통령 별장지로서의 이미지와 제법 빼어난 풍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필요한 것은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대통령과 관련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전직대통령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예를 들면 가칭 'ㅇㅇㅇ대통령 주간'을 구상해 해당 대통령을 초청한 행사를 갖는다든지, 직접 초청이 어려우면 재임시 있었던 유무형 관련 자료를 위임받아 특별전시를 하는것도 부차적인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니면 국가정상급 내지는 장관급 회담의 개최장소로 활용하는것도 적극 추진해볼만한 사안으로 판단된다. 그것조차 어려우면 우선적으로 충청북도에서 추진하는 많은 매머드급 국제회의를 청남대에서 개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해방이후 격변기를 거치면서 마음으로 존경할만한 국가지도자를 갖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대통령하면 독재, 비리, 뇌물, 검찰, 데모, 파행, 탄핵 등의 단어가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피해의식일까. 사실 청남대는 청와대와는 달리 이런 부정적인 단어와는 연관되지 않지만 최근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청소년 관람객들에게 최소한 부정적인 대통령 이미지를 씻어줄 수 있는 학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남대의 풍광과 관련, 우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남대의 풍광 자체가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 비해 차별화될만한 상품가치를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청남대의 산책로 못지 않게 봄가을로 대청호와 어우러진 진입로의 풍광은 참으로 빼어나다.

특히 가을 단풍철은 환상 그 자체이다. 그런데 자가용 진입이 불가능한 현재의 관람객 수송체계로는 진입로 주변 풍광을 있는 그대로 접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요약하면 청남대는 기본적으로 장터분위기로 관람객을 유인하는 그런 관광지는 결코 될 수 없다. 아니 되어서도 안 된다. 대통령이라는 차별적 이미지에서 시작해, 대청호와 인접한 고즈넉한 풍경을 사계절 즐길 수 있는 그런 명소로 가꾸어야 한다. 운치있고 맛깔난 청남대 명소화가 아닌 왁자지껄 붐비는 청남대 활성화는 '대청호변 대통령 별장지, 청남대'에 대한 더 이상 올바른 대안이나 출발점이 될 수는 없다.

정연정 / 충북개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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