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섭〈논설위원〉
요즘을 엔진검색의 시대라고 말한다. 새우깡으로 몰리던 어른 손 아이 손들이 너도 나도 엔진검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껌 떼는 방법'을 물으면 교수들은 잘 몰라도 엔진검색은 동영상까지 보여주며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정보가 넘쳐 봇물을 이루니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린 지를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포털사이트의 7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네이버에 들어가서 '지식in'에게 잘 사용되지 않는 고사 성어 뜻을 물었다.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하니 전문적인 지식을 물어보고 답변을 얻어낸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운영하는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www.about.com 사이트에 들어가서 전문가(Expert)에게 '영화'에 대한 검색을 해보았다. 순식간에 무려 9만6천여 개의 전문가가 올린 믿을 수 있는 정보들이 올라왔다. 이곳에 글을 올리는 전문가(Experts)들은 대학교수보다도 더한 명예와 수입이 보장된다. 해당 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네티즌들의 물음에 답변하는 전문가들 중 10%는 연봉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받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포털사이트를 들라면 '구글'사이트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구글이 유독 한국의 포털사이트 시장만을 잠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최근 AP통신은 '한국시장 특유의 상황' 이라는 분석과 함께 한국시장을 잠식하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네이버의 '지식in'을 지목했다.

실제로 사용자들이 묻고 사용자들이 대답하는 '지식in' 서비스는 전체 게재건수가 411만 건에 이를 정도로 네이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웹 검색 결과 외에 지식인 DB와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네이버만의 강점이라고 AP는 지적했다.

구글은 2000년 한국어 구글사이트를 오픈한 이래 서울에 사무실까지 열고, 데스크톱 검색, G메일 등을 잇달아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거듭해 왔으나 아직까지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웹 검색업체인 웹사이드스토리에 따르면 지난 3월 인터넷 검색 이용자들이 구글을 찾은 비율은 17%에 불과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또 다른 조사 기관에서는 지난 2월 이 비율이 10.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 3월 58.4%를 독식해 막강한 위력을 과시했으며, 다음이 48%로 그 뒤를 이었다.

한때 네이버의 포털사이트 시장점유율은 73.69%나 되어 엔진검색을 네이버 대 비(非)네이버로 구분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네이버는 이처럼 발 빠른 성장을 해왔지만 반면에 콘텐츠를 개방하지 않고, 정보를 제공한 네티즌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신문인 프레시안(www.pressian.com)과 포털사이트의 후발주자인 코리아닷컴(www.korea.com) 등이 공동으로 해당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을 '키워드가이드'로 영입해 전문적인 글들을 서비스하는 키워드가이드를 선보였다.

이들은 키워드가이드들에게 광고수입으로 게재료를 지급하는 대신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변해주기도 하고, 키워드가이드들을 활용한 책자 발간과 키워드가이드 강사풀 결성 등 색다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아직은 초창기인데다 포털사이트 후발주자로 인한 인지도 부족 등으로 본격적인 활성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시도임에 분명하다.

어제의 강자가 내일도 강자가 되라는 법은 없다. 시장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조직에게만 강자의 자리를 내주는 법이다. 정문섭〈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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