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미국 버밍햄 알라바마 대학과 하바드 의대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휘발유 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3%씩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1985년부터 2006년 사이 휘발유 가격과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것으로, 당시 평균 기름값은 갤런 당 2.5달러였다. 기름값이 갤런 당 4달러로 오른 현재, 연구진들은 2.5달러 시절보다 교통사고로 매달 미국에서만 사망자 수가 1천명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운전을 더 많이 할수록, 더 큰 차를 탈수록, 더 빨리 운전을 할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기름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운전을 덜 하거나, 더 작은 차를 몰거나, 더 천천히 운전을 하게 되고 따라서 사망률도 낮아진다.

기름값 상승은 건강에도 좋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경제적 부담도 줄이고, 건강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웬만한 거리는 걷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사람들의 결심이 유지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실천할 때마다 매번 작심삼일을 되풀이 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비슷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전혀 다른 결과를 원한다.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왜 우리가 세운 계획은 항상 실패하는가?

첫째, 시작과 동시에 결과를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할 때, 그간의 운동부족을 단 몇 시간의 무리한 운동으로 보상하려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반드시 지나치면 이상이 생긴다.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하기 마련이다.

다산 정약용에게는 황상이라는 뛰어난 제자가 있었다. 다산이 황상에게 처음 문사(文史)를 닦도록 권했을 때 황상은 머뭇머뭇 부끄러운 표정을 짓더니, "저는 세 가지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둔하고, 둘째 막혀있고, 셋째 미욱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다산은 "공부하는 자는 세 가지 큰 병통이 있는데 너에게는 해당하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 첫째 외우기를 빨리 하면 소홀히 하는 폐단이 있고, 둘째 글짓기를 빨리 하는 사람은 부실하게 되는 폐단이 있으며, 셋째 이해가 빠른 사람은 대충 대충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황상은 이를 삼근계(三勤戒)로 마음에 새겨 평생 간직했다고 한다.

둘째, 지금은 충분히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지금은 약간은 불편하지만 운동하지 않고도 살 만하다는 얘기다. 인간은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는 한, 끝까지 버티면서 변화하지 않으려는 정말 고집스러운 동물이다. 또한 어느 시점부터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결심 속에는 "그 시점이 올 때까지는 현재의 행동을 지속하겠다."는 강한 동기가 숨어있다. 시간이 지나 그 시점이 지금으로 바뀌게 되면 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바뀔까? "지금도 기존의 행동을 그래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다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에는 항상 계획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게 된다.

셋째, 실패할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계획이 실패하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우선 계획자체가 모호한 경우이고, 그 다음은 자신의 생활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는 모호한 계획을 세우거나, "매일 4시간씩 운동하겠다"는 식의 실천하기 어려운 결심을 하면 99%실패할 수밖에 없다. "30분씩 일찍 일어나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우는 것이 낫다.

건강을 위해 거창한 목표만 세우고 실천을 멀리할 것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지금 당장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큰 것이 아니어도 좋다.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10분간의 운동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박정민(한의사) / 자양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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