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병진 / 청주시흥덕구선관위 지도담당관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청춘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민태환의 '청춘예찬'에서 처럼 어느 사회나 젊은이들은 열정적이다. 이러한 생동감이 건전한 도전정신으로 승화될 때 그것은 국가와 민족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방종으로 흐를 때 그 국가와 민족은 쇠퇴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열정이나 생동감은 기성세대의 눈에는 치기나 버릇없음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심지어 기원전 196년 이집트에서 사용됐던 비석에 조차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 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2200년 전에도 기성세대의 눈에 젊은이들이 버릇없게 보였나 보다.

또한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점점 생활은 편리해지기에 젊은이들은 고생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칼럼니스트 이규태씨는 20여년 전 성년의 날을 맞이한 칼럼에서 오스트레일리아는 날씨가 온화하여 연중 꽃이 피기에 벌들이 꽃이 없을 때를 대비하여 꿀을 따지 않고 게을러진다고 하면서 요즘 성년의 날에는 선물과 다과를 주는 것이 '오스트레일리아의 꿀벌에게 꿀을 주는 격'이라며 젊은이들의 유약함을 걱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버릇없음을 고치고 유약함을 이겨내어 독립적 성인이 되도록 하기 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통과 시련을 일부러라도 가하는 일종의 통과의례를 겪도록 했다.

예컨대 록펠러 가문은 자녀들이 일곱 살만 되면 세차·신문배달 등을 하여 용돈과 학비를 스스로 벌어 쓰도록 했고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왕실이나 귀족사회에서는 자제들이 철들 무렵이 되면 살기 어려운 집을 골라 위탁 양육한 것이 그러한 통과의례의 일종이었다.

과거와 같이 일부러 고생을 사서하는 통과의례의 풍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우리 젊은이들은 치열한 진학준비나 산업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일종의 통과의례를 거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렇게 성인이 되면 독립된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유와 권리를 누리는 반면 그에 합당한 절제와 책무를 다해야 한다.

그런데 보통 권리와 책무는 대응되는 것인데 반해 권리이자 동시에 책무로써 주어지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 5대 권리의 하나인 참정권의 핵심을 이루는 '선거권'이다.

만 19세 이상의 성인에게만 주어지는 이 선거권은 간접민주주의와 의회정치를 채택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국민을 나라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는 권리이다.

그중에서도 내년에 실시하는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여 생활정치를 실현하는 장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올해 성년이 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처음으로 선거권을 행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선거를 잘하면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가 구현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선거일 하루만 주인이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젊은이들의 눈에는 기성세대가 구태의연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젊은 날이 있었고 그들의 건강한 열정은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을 통해 지금의 젊은이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했고 뒤이어 지방자치제도를 실현해냈다.

선배들이 헌신적 희생을 통해 선물한 선거권을 우리 젊은이들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당당히 행사하여 이 땅의 민주주의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길 바란다. 어엿한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하며 젊은 청춘들의 패기 넘치는 열정이 우리사회의 새로운 힘이 되길 기대해본다.

정병진 / 청주시흥덕구선관위 지도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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